‘전북 몫 찾기’ 그리고 3 聲(성)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  성   수

2017년 전북도의 주요화두 중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아젠다가 바로 ‘전북 몫 찾기’가 아닌가 싶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의 또 다른 이름으로 이해된다고 볼 수 있다.
옛 선현들이 하신 말씀 중에 잘 되는 집안에는 세 가지 소리(3聲)가 들린다고 했는데, 아기 울음소리와 방아 찧는 소리 그리고 책 읽는 소리가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소리를 지역사회로 확장해서 보면 첫째 아기 울음소리는 지역의 인구, 둘째 방아 찧는 소리는 특화산업육성, 셋째 책 읽는 소리는 인재양성 등으로 비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세 가지 측면에서 전북 몫 찾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인구 문제이다. 전북인구는 1965년에 260만을 돌파해 전국대비 8.9%로 면적 비율인 8.7%를 상회했는데 지금은 187만(3.7%)으로 대폭 감소했다. 인구수는 중앙 정부의 각종 예산 등 재원 배분의 절대 기준일 뿐더러 특히 국회의원 정수 획정의 기준도 되다보니 58년 4대 국회의원 선거(총233석) 때만해도 24명의 지역구의원(10.3%)이 선출된바 있었는데 이제 10명(3.3%)까지 줄게 되었다.

1970년대 초반부터 진행된 수도권과 경부축 중심의 소위 불균형 성장전략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초래되었다. 정부에서 수도권과 경부축에 재원을 중점 배분하다 보니 일자리와 교육을 위해 지역민들은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수도권으로 떠나게 되었다. 지난 40여 년 동안 연평균 2만 명의 인구가 타지로 유출 감소되다보니 예산배분 또한 연속적으로 축소되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이제라도 불균형 성장정책의 폐해를 입은 지역에 형평성 있는 지원을 하되 가변성 있는 인구수 기준의 배분방식에서 탈피해 고정적인 면적기준을 새롭게 반영하고, 낙후도를 고려한 균형발전 지수 등으로 보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다음은, 특화산업육성이다. 산업화 이전까지 만해도 전북은 농도(農道)였다. 전 국민의 식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90년대 중반부터 자동차 산업이 시작되어 2차 산업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마저도 2011년 34만대 생산을 정점으로 지난해에는 10만대로 전국대비 7.4%에서 2.4%로 큰 폭으로 줄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기업 활동의 중요한 요소인 공항, 항만, 도로 및 인력 등 지원기반의 태부족이 주원인으로 진단되고 있다. 새 돌파구가 필요한데 「상용차 자율주행기반 글로벌 전진기지」를 조성하는 과제가 그것이다.

다행히 전통농업은 농생명식품산업으로, 수려한 자원과 전통문화는 문화관광산업과 한류로 그리고 미래 먹거리인 탄소 산업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으나 이마저도 중앙정부에서 예산배정에 인색한 실정이다. 새만금이라는 대형 사업이 있다는 구실로 신규 사업의 진입장벽이 두텁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새만금은 정부가 책임지고 추진해야 할 국책사업이다. 4대강 사업은 정부가 단기간 내에 마무리 하지 않았던가? 전적으로 정부 책임아래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야겠다.

끝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한 인재양성이다. 80년대 초까지 만해도 전북은 전국 어디를 가도 인정받는 교육의 도시였다. 알아주는 명문고교도 많았다.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유치는 물론 지역기업을 키워나가는 것이 절실하다. 그래야 지역에서 잘 키운 인재가 떠나지 않고 지역을 견인하게 된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재를 키우는 것이 핵심과제이다. 장차관은 물론 중앙정부 요직에 진출하는 것은 기본이고, 정부의 각종위원회에 참여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문가집단의 학회나 세미나 등에서부터 확실한 목소리를 내야겠다.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에 전주(全州)와 나주(羅州)의 첫 글자를 딴 전라도(全羅道)라는 명칭이 처음 사용되었고, 내년이면 전라도라는 이름이 탄생한지 천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해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이기도 하다. 세 가지 소리(3聲)가 반향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공감대 있는 의견으로 인내심을 갖고 각계각층에서 꾸준한 목소리를 내야겠으며 주체적이고 활발한 민간 활동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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