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일보 2017년 신년 릴레이 인터뷰
- 이영희 국립식량과학원장
- "쌀 과잉 문제 해결할 '쌀가루 산업' 활성화에 주력할 것"
 

쌀 관세화 및 한·중 FTA 체결 등 시장 개방화와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 속에 국내 식량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영희 국립식량과학원장은 "국가 식량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 작물의 부가가치 향상 등 본연의 업무는 강화하고, 발 빠른 기술 보급으로 우리 농촌을 더욱 살찌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시장 개방화에 대응한 고품질 품종 개발 및 보급·확대, 이상기상에 따른 재해안정성 강한 육종 개발, 국민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기술 개발, 활발한 국제 협력 및 지원 등도 강조했다. 특히, 이 원장은 2017년 밀가루를 대체할 쌀가루 산업 활성화에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밀가루 대체 쌀가루 산업 활성화'란 무엇인가?

최근 5년간 밥쌀 수요량은 연평균 2.7%씩 감소되고 있다.
쌀 재고량 또한 2016년 기준 약 200만 톤(t)의 재고가 발생하며 쌀값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으로는 1인 가구 증가와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다양화와 차별화를 꾀한 가공품 수요가 증가하며 가공용 쌀의 수요가 늘고 있다.
'밀가루 대체 쌀가루 산업 활성화'는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농생명산업의 신가치 창조를 위한 'TOP 5 융복합 프로젝트' 중 하나다.
식량과학원은 쌀 과잉 생산 및 재고 문제 심화에 대한 해법으로 쌀가루를 통한 쌀 가공 산업 활성화를 추진해 가공용 쌀 소비 확대와 신산업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습식 쌀가루의 산업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건식 쌀가루용 품종 개발, 건식 쌀가루 제분기 개발과 제분업체 현장 적용 시험, 쌀 가공제품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쌀가루 원료곡 안정 생산을 위한 생산단지를 더욱 늘릴 계획이며, 쌀가루 가공기계 개발을 통해 쌀 가공 신제품 개발 및 수출을 촉진시킬 것이다.
또한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 생산업체에 대한 수출 지원 방안 및 대국민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쌀가루 전용 품종 생산단지가 안정적으로 조성되고, 쌀가루로 만든 빵과 파스타, 국수 등 쌀 가공제품 수요가 늘어 쌀 소비가 확대된다면 쌀 과잉 문제 해소와 쌀 가공산업이라는 신산업을 창출해 국내 쌀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도 있음이다.
쌀가루 산업 활성화를 통해 쌀 소비 감소로 위축된 우리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식량과학원은 농생명 산업을 연구하는 국가연구기관인데, 현장에 적용할 올해 과제는 무엇인가?

식량과학원은 경제적 효과가 높은 수요자 중심 시범사업과 가공산업 육성 및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식량작물 신기술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식량과학원이 실시한 시범사업 수혜농가는 2015년의 경우 88.7%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고, 인근농가에 비해 11.2%의 생산성 향상과 15.8%의 소득 증가율을 입증했다.
또 '밭작물 수량 올리는 핵심기술' 매뉴얼로 농가 간 수량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했고, 현장 중심의 종합컨설팅을 통해 식량작물의 양적, 질적 향상을 가져왔다.
하지만 농업인의 종합적인 문제해결 요구에 대한 one-stop 현장중심 시범사업이 다소 미흡했고, 연구 성과에 대한 연구현장과 영농현장의 격차를 해소하는 맞춤형 실증연구사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수요자 중심의 시범사업 내실화를 위해 생산-가공-마케팅 연계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밭작물 등 표준재배 전과정의 기계화, 개발기술 현장 확산을 위한 신품종 보급 전시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연구성과의 신속한 확산을 위해 맞춤형 현장실증 35개소를 운영하고, 가공산업 육성과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가공중심 수출전문단지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상기상에 따른 재해가 빈발해 식량 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연구 과제는 무엇인가?

식량과학원은 식량작물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기상재해 및 병해충 안정성이 향상된 육종 소재를 선발하고, 신규병해충 발생 모니터링 및 방제기술을 개발했다.
최고품질 벼 적응지역 확대와 2모작 지역 적응 벼 품종을 농가나 농업인들에게 추천한 바 있으며, 밭작물의 논 재배 확대를 위한 습해경감 기술을 개발했다.
시기별 신속한 벼 작황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풍년시 격리물량을 예측 가능하도록 한 것도 성과다.
지금은 미래 작물 안정 생산을 위한 기후변화 영향평가 및 적응기술 개발과 작물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올해는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식량작물에 대한 생리·생태 연구를 통해 품종육성 지표를 설정하고 특성변화를 구명하고자 한다.
또 이상기상이 식량작물에 미치는 영향과 재해 위험성 평가를 통해 피해기준을 설정하고, 재배기술을 보완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별 환경변화에 적응 가능한 벼의 재배 기술을 현장접목하는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국내 소비되는 조사료의 많은 양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쌀의 구조적 공급과잉 해소와 조사료 자급률 향상을 위한 신년 계획은 무엇인가?

사료작물 재배 확대를 통한 쌀의 구조적 공급 과잉 해소 및 조사료 자급률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사료작물 품종 육성 및 이용 확대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간 조사료 자급률 제고를 위해 사료작물 품종 개발을 통해 사료용 벼 '청우', 호밀 '대곡그린', 청보리 '유진', 사료용 옥수수 '신황옥' 등을 개발했다.
개발된 품종에 대해서는 산업화 촉진 기술이전 및 해외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올해는 주요 이모작 지대인 중·북부 적응 작부체계 다양화를 위한 품종을 개발할 계획이며, 제초제 저항성을 갖춘 총체벼, 작부체계 적응 다수성 사료용 옥수수, 조숙 안정생산성을 갖춘 사료맥류를 개발할 것이다.
개발된 품종들 중 조기보급 및 산업화를 위해서는 조사료 벼 '영우'의 확대재배, 신황옥 등 사료용 옥수수의 특허권 통상실시 및 종자 생산기술을 이전할 것이다.
옥수수 신품종 대단위 농가실증, 맥류 조사료 작부체계 구축, 종자공급체계 구축도 실시한다.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종자생명산업이 대두되고 있다. 종자산업 육성을 위해 식량과학원이 실시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식량과학원은 종자생명산업 육성을 위해 식량작물 수출 대상국 맞춤형 품종 육성 및 실용화에 힘쓰고 있다.
캄보디아 등 6개국 8개소에 육종기지를 설치하고, 베트남 등 12개국 29개소에 실증포를 설치해 현지에서 품종 육성을 실시했다.
또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벼, 감자, 옥수수에 대해 현지에서 우량계통을 육성·선발하고 생산력 검정을 실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국적 기업의 시장점유에 따른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있어 민간 영역에서의 연구개발 및 종자보급은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글로벌 종자 강국 도약과 종자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국가 전략형 종자 사업 GSP(Golden Seed Project)사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식량종자 수출기업 육성이 필요하다.
식량과학원은 올해 선발계통에 대해 대상국에서의 품종등록 및 실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벼는 유망계통을 선발·육성하고, 적응성 검정과 종자생산 후보지를 조사하고자 한다.
감자는 동남아·중국남부 및 중앙아시아·북방지역의 현지 선호 품종을 개발하고 증식체계를 구축하며, 프로젝트 참여기업 및 현지 업체와의 합작법인을 추진할 것이다.
옥수수는 지속적인 대상지역 맞춤형 품종 개발과 각 지역별 국내기업 현지법인을 활용한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식량과학원은 그동안 일궈온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북지역 유수의 기관과 협력해 우리나라 농산업 발전과 지역 발전을 도모해가도록 하겠다.  
농업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생명산업이자 사람이 먹는 식량이나 가축사료를 넘어 기능성 식품, 식의약 소재와 같은 첨단 신소재를 연구·개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식량과학원은 우리 밥상을 채우는 농업인들의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서 식량주권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농업을 경쟁력 있고 희망 있는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과 전북도민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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