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청년기의 혈관관리는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성질환, 예컨대 생활습관 병으로 알려진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이 실은 모두 혈관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혈관만 잘 관리해도 나이 들어 큰 병 없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성장기·청년기부터 혈관 건강을 잘 관리해야 한다.
혈관이 나이 들어 노화하는 현상을 예방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건 불가능하다. 인간이 나이를 막을 수 없듯이, 혈관이 건강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퇴화하기 때문이다. 혈관 내막에 본격적으로 손상이 일어나는 것은 대개 성인이 된 이후이지만, 실제로 혈관 노화는 10세 이전부터 시작될 수 있다.
특히 어렸을 때 잘못된 생활습관을 가지면 신체 나이보다 훨씬 빠르게 혈관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매운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 등 매우 자극적이고 지방이 많은 식사를 자주 하는 청소년이나 청년의 경우 이러한 생활습관으로 인해 신체 나이보다 훨씬 더 빨리 혈관이 노화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나쁜 생활습관을 미리 고치고 개선한다면 그만큼 혈관의 노화 현상을 늦출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혈관의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은 올바른 생활습관에 달려 있다. 혈관에 좋고 나쁜 습관이 성장기의 건강뿐 아니라 성인이 됐을 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혈관건강을 좌우하는 생활습관으로는 음식과 운동, 그리고 수면을 꼽을 수 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에 자주 노출될 경우, 혈관 노화를 촉진시켜 30대 이후 각종 만성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삼겹살 등 기름진 육류, 달걀노른자, 새우, 버터 등이 대표적이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자주 섭취할 경우 불필요한 지방이나 유해 콜레스테롤이 몸속에 쌓여 혈관 내벽에 플라크가 생성된다. 플라크는 혈관 내벽에 붙어 형성되는 찌꺼기 등을 말한다. 기름진 음식은 플라크를 계속 남기기 때문에 혈관 노화를 부추긴다.
음식 다음으로는 운동 부족이 문제다. 운동은 몸 속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만들어 혈관에 좋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어렸을 때 운동량이 부족하면 혈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동량이 적어지면 그만큼 지방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김치, 국, 찌개 등을 많이 섭취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하루 평균 염분 섭취량은 대개 15~20g 정도다. 하루 적정 섭취량이 5g 정도인 것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양이다. 문제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식습관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짜게 먹거나 맵게 먹는 음식에 익숙해지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혈관 벽을 자극하는 식습관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10대, 20대에는 맵거나 짠 음식, 튀긴 음식을 먹는 만큼 채소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즐겨 먹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혈관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는 브로콜리가 대표적이다. 브로콜리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혈관건강에 도움을 주는 엽산이 풍부한 식품이다.
아직 건강에 자신 있는 나이라 젊어서 문제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때부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자칫 혈관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유산소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등 혈관 건강에 매우 좋은 운동이다. 빠르게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체조 등도 좋다. 어떤 운동이든 최소 주 3회,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성장기·청년기에 혈관 건강에 가장 좋은 생활습관으로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 수 있다. 성장기 때 나오는 성장호르몬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가장 활발하다. 이 성장호르몬은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근력 형성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정상적인 신진대사 활동에도 매우 중요하다. 당연히 혈액순환에도 좋다.
컴퓨터나 TV, 핸드폰 등으로 인해 불규칙한 일상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 층들은 신체 불균형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인스턴트 음식 등에 입맛이 길들여진다면 이 또한 혈관건강에 좋을 리 없다. 따라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기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혈관 건강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전북지부 최영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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