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 입주기관 인터뷰
- 한국전기안전공사(KESCO)  이상권 사장

■편집자주
한국전기안전공사(KESCO)는 전기 분야의 ‘종합병원’이자 ‘의사’다. 한전이 혈액(전기)를 내보내는 심장이라면, 공사는 그 혈액이 신체 각 기관에 안전하게 돌도록 예방하고 치료하는 기관이다. 국가 재난관리 책임기관으로서 전기재해로부터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전기설비에 대한 검사와 점검, 진단 활동은 물론, 전기안전 조사, 연구, 기술개발에 이르기까지, 전국 60개 사업소, 2천8백 여 명의 임직원들이 대한민국 전기재해 예방의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나가고 있다. 지난 1974년 6월, 첫 걸음을 내디딘 이후, 올해로 창립 43년을 맞은 공사의 이상권 사장을 만나봤다.

■ 2월이면 취임 3년차인데 소감은 ? 
취임인사를 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3년에 이르고 있다. 돌아보면, 참으로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들이었다.
2014년 2월, 사장 취임 이후 공사의 체질 개선을 위해 앞장섰다.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자’는 ‘본(本) 경영’을 기치로 다양한 혁신 노력을 펼쳤다. 2014년 17.6%에 머물던 기본재산 비율을 지난해 40% 이상으로 개선시키는 등 부실 및 방만경영 해소에 주력했다. 부채비율도 2014년 228.4%에서 2015년 208%로 줄이며 재무건전성을 개선했다. 가장 보람된 성과는 전기화재 점유율을 기록적으로 감축한 일이다. 2013년 8,889건(21.7%)이던 전기화재 발생건수와 점유율을 취임 2년 만에 7,759건(17.5%)으로 낮췄다. 1994년도부터 전기화재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전체 전기화재 점유율을 2년 연속 2%p씩 감축했다. 평균적으로 화재 한 건당 0.043명이 사망하고 447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지난 2년 동안 전기화재사고 1,130건이 줄었다는 것은 49명을 살리고 505억 원을 아꼈다는 의미다. 공사의 존재이유를 입증한 셈이다.
 
■취임 후 성과와 그 동안 추진 사업의 노력을 평가하자면 ?
뜻 깊은 성과들이 많았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공사 임직원들이 함께 땀 흘려 일궈온 노력에 대한 안팎의 좋은 평가들이 이어졌다.
전기화재의 지속적 감축을 통해 소방안전 분야 대통령 단체표창을 받은 데 이어, 정부가 주관한 인사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도 기술역량인증 제도를 출품해 참가기관 중 최고상인 대상 및 대통령 단체표창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채용확정형 청년인턴 제도 정착 등의 성과로 국무총리 단체표창을 수상하고, 생애주기별 전기안전 교육홍보 활동으로 ‘안전문화대상’ 공공 부문 최우수상인 국무총리 단체표창도 받았다. 대외 평가뿐만 아니라, 공사의 변화와 발전이라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했다.
공사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전기안전관리법 안이 지난 연말, 국회 의원입법으로 발의됐다. 또한 에너지 공공기관에 대한 정부의 기능조정에 따라, 연구원의 전기용품 시험?인증 기능이 민간으로 이양되고, 일반용 설비의 사용전점검 업무가 공사로 일원화 됐다. 전기안전관리자 직무고시 제정을 계기로, 안전관리 대행업무 수수료가 5년 만에 현실화되고, 해외 정밀안전진단 사업 확대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 현지 합작법인인 케스코 사우디(KESCO Saudi)를 설립하게 된 것 역시, 공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의미 있는 성취다.

■전북혁신도시로의 본사 이전 후 달라진 점은 ?
지난 2014년 6월, 전북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도민 안전복지 증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실제, 이전 첫 해부터 전북도와 ‘지역사회 상생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인재 15% 채용목표제’, ‘도내 기초수급자 등 소외계층 대상 에너지복지 지정 기부’, ‘지역 농수산물 및 중소기업?장애인 생산물 우선 구매’, ‘다문화?조손가정 대상 무료 전기안전점검’ 등 다양한 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전북을 ‘대한민국 전기안전 R&D 산업의 중심’으로 이끌어나간다는 계획 하에, 오는 2021년까지 정읍시 첨단과학단지 부지 내에 연구원의 실증실험단지와 교육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두 시설이 들어서면, 최소 150여명 이상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4000명 이상의 외부 교육생들이 방문함으로써 도내 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인재 채용에 있어서도 앞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전 첫해 전북 출신 인재를 전체 채용인원의 16.5% 가량 선발했다. 이듬해에도 전북혁신도시 이전 기관 가운데 최고치인 18.8%의 채용률을 기록하면서, 최근 3년 간 평균 15.4%의 지역인재를 공사의 새 식구로 맞았다. 2015년 5월, 혁신도시 본사에 문을 연 ‘전기안전 119 콜센터’도 상담요원 20명 전원을 도민으로 충원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공구매 상담회’도 혁신도시 입주 기관 가운데 가장 앞서 마련한 데 이어, 매년 한두 차례 구매상담회를 개최하며 도내 중소 상공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지역주민과의 융화를 마련한 ‘새울림음악회’ 문화공연 행사도 전북혁신도시 전체 주민의 약 3분의 1인 3천5백여 명이 관람할 정도로 큰 성황을 이뤘다.
지역사회 소외계층의 안전복지 증진을 위해서도 꾸준히 힘써왔다. 농어촌 마을의 전기안전을 위한 ‘그린 홈 그린타운’, ‘1사1촌’ 봉사활동은 물론, 기초생활수급자 가구를 위한 LED 조명등 교체사업, 다문화가정을 위한 지정 기부와 희망공부방 참여 대학생 후원 사업까지 다방면에 걸친 공헌활동을 펼쳐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도농교류 유공 대통령 단체표창’(’15.7)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올해 공사의 경영 비전과 사장님의 철학 방향은 ?
사장 취임 이후 혁신과 신뢰, 소통에 기반한 ‘본(本) 경영’을 새로운 경영철학으로 내세웠다. 기본(Basic) 임무에 충실하되, 항상 고객에게 열린(Open) 자세로, 현장 업무 수행에 책임(Responsibility)을 다하는 기업으로 새로이(New) 거듭나겠다는, 영어 'BORN' 단어의 중의적인 뜻도 함께 담았다.
원칙을 바탕으로 한 혁신 노력을 통해 공사의 신규 사업 부문을 개척, 글로벌 기업으로의 발전을 도모하고(혁신경영), 항상 고객의 눈높이에서 고객의 의견을 귀 담아 듣는 열린 자세로 공사에 대한 감동과 신뢰를 이끌어내며(신뢰경영), 직원들 서로 간에 소통하고 화합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맡은 바 일에 대한 주인의식과 성취감을 북돋기(소통경영) 위한 취지다.
올해도 이 같은 경영원칙에 입각해, 공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갈 몇 가지 과제들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첫째는, 전기안전관리법 제정이다. 이미 지난해 말, 관련 법안이 국회 의원입법으로 발의됐다. 남은 것은 이해관계에 있는 기관과 단체들의 오해와 입장 차이를 얼마나 메우고, 어떻게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느냐 하는 점이다. 전기안전에 관한 정부의 책무와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규정하게 될 전기안전관리법은,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전기차 충전설비와 같이 기존 법령이 담기 어려운 안전관리의 빈틈을 메워나갈 든든한 안전망이 될 것이다.
둘째, 전기안전 플랫폼 등의 신규 사업 개발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 지난 몇 년 간 전기화재 감축이 당면과업이라 할 수 있다면, 전기안전 플랫폼 구축은 공사의 내일을 이끌어갈 전략과제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일렉토피아 프로젝트(Electopia Project)’라 불리는 과업이다.
지난해 말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에서 ICT 기반 원격감시 시스템을 설치, 운영한 데 이어, 올해 완공될 울산지사 신사옥에도 전기안전 자동화 시스템실을 갖출 예정이다. 정읍 연구실증단지와 교육원 건립 사업도 이러한 중장기 발전 계획의 일환이다.
셋째, 국민 안전복지 증진을 위해서도 더욱 앞선 노력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냉기(冷氣)는 국민의 마음뿐만 아니라 안전에도 찬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복지망을 확대하는 일이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공사의 대표적인 공익 서비스인 ‘전기안전 119’ 긴급출동 고충처리 업무의 수혜 대상을 기존 차상위계층에서, 앞으로 소규모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일반 서민들로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교통오지 주민들을 위한 전기안전보안관 제도도 관할지역을 먼 바다 섬마을은 물론, 내륙 산촌 지역으로까지 꾸준히 넓혀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공사만이 할 수 있고,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 국민 안전복지증진을 위해 힘써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께 한 말씀 하신다면 ? 
전기는 삶에 한 시라도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에너지원이지만 날로 늘어나는 수요와 중요도에 비해 전기 안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최고의 재난 예방은 머리가 아닌 몸이 스스로 알 때까지 안전 수칙을 익히는 것으로 그만큼 원칙과 기본이 중요하다. 안전은 누가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켜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적당히’란 있을 수 없다. 철저한 예방의식과 반복되는 훈련만이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만큼 도민들도 항상 안전에 대한 원칙을 지켜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김선흥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