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에 발생률이 증가하는 코막힘은 보통 감기나 비염으로 인해 생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코막힘은 다양한 질병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네 가지 질병에 대해서 알아본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특정물질에 대한 과민한 면역반응 때문에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증 등이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가장 큰 원인이 되는 항원은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반려동물의 털 등 공기에 떠다니는 물질들이다. 집먼지 진드기는 사람의 피부 각질을 먹고 살며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체로 침대, 이불, 베개 등에 많이 존재하여 침구류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는 요즘은 개나 고양이의 털에 의한 알레르기도 많으니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알레르기 검사를 미리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비염의 원인이 되는 것들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진드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20~22℃, 습도를 5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는 난방으로 인해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난방을 줄이고 습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보통 항히스타민제 약물을 이용한 치료가 가장 많이 이행되지만, 국소용 스테로이드제를 코에 뿌리는 방법도 있다. 알레르기 시즌에 국소용 스프레이를 1~2달 꾸준히 잘 뿌리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콧속을 좌우로 나누는 가운데 벽을 코중격(비중격)이라 한다. 이 벽이 한쪽으로 또는 S자 모양으로 휘어진 상태를 ‘비중격만곡증’이라 한다. 이 질병의 가장 흔한 증상이 코막힘이다. 코 환기 장애로 코피나 코 건조함이 생길 수 있고 대체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심해진다. 코골이가 잘 생기고, 입안이 자주 건조해져 목감기, 축농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진단은 비경과 내시경을 통한 사진으로 간단히 진행되며 축농증 등의 질환이 의심되거나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CT 등의 영상의학 검사가 필요하다. 코중격이 휘었다고 무조건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코막힘이 심해졌을 때 치료가 권장되는데, 일반적으로 휘어져 있는 코중격을 바로 펴는 수술을 한다. 수술 전 먼저 콧살을 줄여 증상이 호전되는지를 보는 코 기능평가를 한다. 해부학적인 이유가 아니라 콧살 안에 있는 센서의 문제로 코가 막힌다고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코 기능을 점검하는 검사가 꼭 필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 등 콧살이 부어 있는 비염이 있다면 콧살 수술도 동시에 한다. 비염의 정도가 심할수록 비중격교정술의 효과가 떨어지긴 하지만, 비염이 심하지 않다면 수술 후 코막힘 없이 편하게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굴 안에는 몇 개의 빈 공간이 있고 이를 부비동이라 부른다. 그리고 공기로 차 있어야 할 이 공간에 염증이 생겨 점막이 붓고 노란 고름이 고여 있는 상태를 부비동염(축농증)이라고 한다. 보통 증상이 나타난 지 4주 이내면 급성 부비동염, 3달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부비동염으로 분류한다. 부비동은 작은 구멍을 통해 환기하는데 선천적으로 환기 구멍 부근이 붓거나 물혹, 비중격만곡증 등으로 환기 구멍을 막은 경우 급성 부비동염이 잘 생긴다. 염증이 반복되거나 치유되지 않으면 만성 부비동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환자들은 대개 지속적으로 생기는 누런 코, 목 안으로 넘어가는 코, 얼굴 통증, 두통, 후각 감퇴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흔히 감기라고 하는 급성 비염으로도 코막힘을 호소할 수 있다. 보통은 리노 바이러스가 가장 일반적인 원인이고 점막의 부종으로 코막힘이, 점막 하분비샘의 자극으로 콧물이 증가된다. 코감기가 심해지거나 낫고 있을 때 누런 콧물이 나올 수 있는데, 이때 이 누런 콧물이 부비동염이나 2차 세균감염으로 진화한 것은 아닌지 감별할 필요가 있다. 대개는 휴식과 수분섭취, 온도·습도 조절로 호전되지만 코막힘이나 콧물이 심하면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전북지부 내과 과장 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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