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 고교 졸업생의 만학도 꿈, 잔잔한 화제
-무주 설천 중·고 6년 과정 거뜬히 마친 최병용 졸업생
“평생 배움의 뜻을 품고,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찾겠다”
‘배움’이란 평생의 한을 품고, 70대의 나이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만학도가 있어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올해 무주 설천 중·고등학교(교장 김상호)를 졸업한 74세의 최병용 학생.
1944년생, 74세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불타는 향학열과 굳건한 의지로 여러 유혹들과 주변의 온갖 편견, 불편함을 이기고 당당히 졸업장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꿈에도 그리던 6년간의 중등교육 전 과정을 무사히 마친 최병용 학생은 지난 2011년 3월 설천중학교에 늦은 입학을 했었다.
초등학교 졸업장이 전부였던 최병용 학생은 6년 전 고향의 유일한 중학교인 설천중학교가 정원 부족으로 2반체제가 무너져 한 학급만 편성된다는 말을 듣고, 지역의 초졸 출신의 지인들을 만나 동반 입학을 설득했다.
설천중 동창회장과 함께 한 거듭된 설득과 회유를 통해 당시 5명의 학생들과 함께 중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하지만 3년 뒤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최병용 학생 단 한 명뿐이었는데, 나머지 5명은 가족들의 눈치와 손자들에게 부끄럽다는 이유로 스스로 중도 포기했기 때문.
늦깎이 동기들을 뒤로 한 채 홀로 중학교를 졸업한 최병용 학생은 망설임 없이 바로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각고의 노력 끝에 오늘의 영광스런 졸업을 맞게 됐다.
최병용 학생은 “오늘의 이 기쁨과 영광이 함께했던 선생님들과 친구들 덕분이고, 평생 배움의 뜻을 품고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고 있다”면서 “배움을 소중히 여기고 실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손자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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