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한옥마을의 문화 콘텐츠 개발

전북대학교 스포츠과학과 유광길

  요즘 걷기 열풍과 함께 길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제주 올레길이 큰 히트를 친데 이어 최근에는 동해안을 따라 조성되고 있는 해파랑 길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해파랑 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 색깔인 ‘파랑’을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태양과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기까지 총 10개 구간, 50개 코스, 770㎞의 노선을 잇는 걷기 길이다. 동해안은 뛰어난 자연경관과 다양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어 걷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연경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힘은 바로 길을 따라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해파랑 길을 세계적인 ‘스토리텔링 로드’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수많은 포구와 바닷가 마을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발굴해냈으며, 이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역사 속 인물들도 길 위로 불러냈다. 10-12번 코스로 구성된 해파랑 길 경주 구간에는 동해의 용이 되어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킨 문무왕, 세상을 평화롭게 만든 피리 만파식적의 이야기가 등장하며, 46-50번 코스인 해파랑 길 고성구간에는 정철의 관동별곡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밖에도 연오랑과 세오녀, 고려 말 문장가 이색, 조선 중기의 작가 윤선도, 수로부인과 헌화가 등 옛 문헌과 역사를 통해 전해져 내려오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지나가는 길마다 등장한다.
  해외에도 이런 사례는 많이 있다. 벨기에의 ‘오줌싸개 동상’이 대표적이다. 브뤼셀 성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설치한 폭탄의 도화선에 오줌을 누어 브뤼셀을 구했다는 설, 왕자가 적국의 군사들을 향해 오줌을 누어 모욕을 주었다는 설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오줌싸개 동상은 길이가 60㎝ 밖에 안 되는 작은 동상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이 동상을 보기 위해 브뤼셀을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힘이며 문화콘텐츠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또 있다. 핀란드의 작은 마을 로바니에미는 연간 5조원(약 46억 달러)의 어마어마한 수입을 벌어들이는 ‘산타마을’이다. 로바니에미는 핀란드 전체인구 500만 명 중, 6만 명이 살고 있는 소도시이며 1월 평균 기온이 영하 12도로 떨어지는 혹한의 마을이지만, 이 마을에만 한 해 평균 5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자신의 집으로 편지를 보낼 수도 있고 산타클로스와 같이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마을 하나가 산타클로스라는 스토리로 큰 수입을 지속적으로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2016년 다양한 조사에서, 전주 ‘한옥마을’이 국내 관광코스로 가장 각광을 받고 있으며 국내 방문객 수 1위의 관광지라는 반가운 소식들이 들리고 있다. 한옥마을은 경상북도 ‘안동’과 더불어 가장 한국적인 한옥의 자태가 다양하게 존재하며 역사 명승지가 주변에 위치하고 있어 관광객의 이목을 끌고 있다. 또한 한옥 체험이나 한복 입기 등의 프로그램이 방문의 재미와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매력적인 문화 콘텐츠의 활성화에 비해 최근 한옥마을은 먹거리를 비롯한 상업적인 시설물이 지나치게 난립하고 있어 소비적인 상업화 장소로 전락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관광지의 지속적인 매력은 상업적인 시설로 보충될 수 없는 현상을 우리는 지난 과거의 관광개발에서 많이 경험해 왔다. 비록 지금의 한옥마을이 최고의 국내 관광장소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 부흥은 영원할 수 없을 것이며 언젠가 위기가 다가 올 수 있다. 지금까지 멋지게 성장해 온 한옥마을이 영구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추억과 재미있는 체험을 방문객에게 지속적으로 자극해야 할 것이며 그 해답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스토리텔링과 같은 문화 콘텐츠의 개발인 것이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홍콩 등과 같은 유명한 관광 국가는 우리와 다른 이색적인 풍경과 경치를 제공하겠지만,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의 버스킹, 스페인 마드리드 솔 광장의 거리공연,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광장의 문화공연, 홍콩 침사추이의 문화체험 등은 이색적인 경치를 뛰어넘어, 우리가 다시 그곳을 찾게 하는 가장 강력한 유인책이라는 점을 이제 우리는 깨우쳐야 할 것이다.  
  유년기 나의 문화적 놀이터였고 지금도 그곳에 가면 향수와 추억을 느끼게 해주는 한옥마을의 지속적 성장을 나는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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