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그스름한 무언가가 밝은 빛깔을 머금은 채 자리한다. 만져질 듯 만져지지 않는, 입체인 듯 평면인 작품은 어느 각도에서 어디를 어떤 식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마치 선과 악, 강함과 부드러움, 폭력성과 자비로움 등 대조되는 요소들이 공존하는 인간처럼.

김명숙이 1일부터 6일까지 17번째 개인전 ‘Light draws17’을 연다. 시각은 보이는 것에서 자유로워야 하고 사물의 본질은 수천 가지 표정에서 찾아내는 거라는 믿음에서 출발한 전시다.

때문에 사물의 외형보다는 그것이 처한 상황이나 현상에 주목하며 재현이나 모방에 그치지 않고 성질을 섬세히 알아가려 한다. 인간과 사물의 공통적인 물성을 탐구하기 위함이다.

이는 촉각적이며 중량감이 느껴지는 유채색의 소재로 구현,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어 더욱 매혹적이다. 새로이 보려 한 걸음 물러서는 작가의 신중함은 보이는 것들로 판단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홍익대 미술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프랑스, 뉴욕, 이탈리아, 중국, 일본, 서울, 부산, 전주에서 열리는 기획초대전과 아트페어에 참여했으며 제24회 모란현대미술대전 특별상, 한국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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