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개관 1주년을 맞는 전북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이하 창작스튜디오). 지난 18일 심의위원회를 열고 12명의 지원자 중 3명의 입주자를 선정했는데 3명, 1명이 응시했던 2016년 상‧하반기 공모와 비교해 눈에 띄는 성과다. 그럼에도 전북작가의 아시아행 등 취지와 특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현황과 대안을 살펴본다.

 

▲ 현황은

현 미술관의 핵심사업이자 양 축은 ‘아시아현대미술전’과 ‘창작스튜디오’고 이들은 연계운영 되고 있다. 국제전인 ‘아시아현대미술전’을 통해 아시아의 역량 있는 미술인들을 불러들이고,‘창작스튜디오’를 기반 삼아 전북작가를 내보내는 한편 투입된 해외작가들과 교류하는 방식이다.

둘의 협업이 전제돼야 하나 아시아현대미술전에 출품한 이가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하거나 창작스튜디오에 머문 이가 아시아현대미술전에 참가한 경우는 드물고, 외국 미술가의 경우 없다. 따로 운영되는 셈이다.

창작스튜디오가 일회성의 단편적인 기획들로 정체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건 이 때문. 핵심목표인 ‘지역 미술가들의 아시아 진출’에는 가닿지 못했다.

지난 1년 간 3명이 4곳으로 향했고 그마저도 1, 2개월 단발성에 그쳤으며 다녀온 후엔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었다. 회수도 회수지만 거주기간이 짧아 진정한 의미의 시야확대와 역량강화, 네트워크 형성을 이루기엔 역부족이란 판단이다.

맞교환을 통해 창작스튜디오로 향한 국외 미술가들과 지역 미술가들의 소통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자 총 12명 중 외국인은 4명이고 입주기간은 가장 짧은 수준인 1,2달에 그치는 등 내밀한 관계형성은 둘째 치고 외국작가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내보내는 데 치중해 들어오는 이들에 대한 배려와 홍보가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는 게 무리는 아닐 것이다.

복수의 미술인들은 “파견이 적다고 비난할 건 아니지만 내실도 없다. 여느 레지던시와 다를 바 없고 단기간의 경험 내지 환기 수준이라 성장도 어렵다”면서 “양국의 예술가들이 오가는 건데 보내는 데만 급급하다. 이런 식으로 계속되며 다른 나라에서 전북을 꺼려할 거고 도내 예술가들도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대안은

아시아현대미술전과 창작스튜디오의 쌍방향 구조를 회복하는 게 첫 번째일 것이다. 의도한 것처럼 작가를 매개로 한 아시아현대미술전↔창작스튜디오가 활발해질 때 창작스튜디오↔해외 레지던시 또한 활기를 띠고 제2, 제3의 효과를 낳을 거라 보고 있다.

미술인들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인지 원하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아시아전이든 스튜디오든 해외 레지던시든 인연을 맺은 자 1명을 미술관이 가진 다각도의 경로로 빈번하게 노출하고 ,그들을 그 때 그 때 연결 짓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것부터 선행한다면 기존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도내 출신들이 아시아로 뻗어가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유명 레지던시와의 협약에 힘써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머물게 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 그들의 경험과 성과를 한데 모으고 누군가에겐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결과공유회’도 언급됐다.

창작스튜디오로 향한 아시아 작가들에 대한 혜택은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간과 숫자를 늘리면서 도내 미술계와 어울릴 수 있는 연결고리 즉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홍보를 강화하자고 했다. 공간 내부에서 개최돼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성과전을 다른 곳에서 열고, 도내 미술행사를 일부라도 체감토록 하자고 덧붙였다.

특색 없이 단조로운 프로그램의 경우 목적에 맞게 개선하자는 입장이다. 거주자들의 작품세계가 깊어지고 다채로워졌을 때 아시아행이 가능한 만큼 ‘비평가 대담’ 같은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창작스튜디오 예산은 5,100만 원이다. 관리와 청소를 맡던 기간제의 계약도 만료된 열악한 상황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예산과 기획인력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여러 지적이 있었으나 지역 미술계의 숙원이던 창작스튜디오를 만들고 적은 예산으로 꾸려가고 있는 건 나름의 성과”라며 “이제 1년이다. 좀 더 지켜봐준다면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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