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후 처음 맞는 설 명절을 앞두고 전북지역 대형유통업체들은 지난해 추석 명절에 비해 5만원 미만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 김영란법 영향으로 선물용 농식품 구매를 줄인 소비자가 40%에 달하고 있어 선물 가격의 현실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12일 도내 유통업체들에 따르면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후 처음인 설 명절 특수를 맞기 위해 선물 상한액 5만원을 넘지 않는 기획세트 비율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전주점은 5만원 미만 설 선물 '기획세트'를 일단 300개 준비하고 있다.
전년 추석 210개에 비해 43% 정도 올린 숫자이지만, 상황을 지켜보면서 실속세트 물량을 늘릴 계획도 가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전주점 관계자는 "우선 300개의 실속세트로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면서 "반응이 좋으면 실속세트를 크게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전주점은 돈육기획세트(삼겹살1kg/돈육500g) 4만9,000원, 한돈언양식불고기(1.8kg) 4만5,000원 등 쇠고기보다 돼지고기 위주의 기획세트를 준비했고, 영광법성포실속굴비세트(18㎝ 10미)4만9,900원, 모슬포옥돔/고등어세트 4만9,900원 등 해물세트와 정과원곶감명가실속세트 4만9,900원, 영진표고세트 4만9,000원 등 임산물 기획세트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율)를 올린 수입과일세트(석류3/망고3/용과3)4만9,900원, 과일혼합세트(사과3/망고3/한라봉3)4만9,900원 등 수입과일 판매도 늘리고 있다.
이마트 전주점은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로 5만원 미만 비율이 65%, 5만원 이상이 35%였다.
이어 이번 설 명절 선물세트도 5만원 미만과 이상 비율이 69%와 31%로 비슷했다.
이마트 전주점은 평소 가공/생필품 위주로 선물세트를 판매하기 때문에 5만원 미만 선물세트 비율을 크게 늘리지는 않았다.
전주점 관계자는 "다만, 쇠고기 선물세트 등 일부 품목에서 5만원 미만 선물세트가 준비되고 있다"면서 "추가로 들어올 농산물세트 등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세트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농협하나로클럽 전주점 역시 평소 가공/생필품 선물세트를 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5만원 미만 선물을 크게 늘리지는 않았다.
올해에는 우선 517개 선물세트가 준비됐는데, 이 중 400개(77%)가 5만원 미만으로, 평년과 비슷한 비율이었다.
사과·배 등 선물이 3만6,000~4만2,000원대였고, 국내 농산물 이외에 수입과일 등은 전혀 취급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수산물의 경우 무게 등을 줄여 5만원 미만 기획세트를 만든게 전부였다.
한편, 소비자들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심리적으로 농식품 구매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소비자 선물용 농식품 구매의향'을 설문조사한 결과, 김영란법 영향으로 선물용 농식품 구매를 줄였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40% 이상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앞으로도 농식품 구매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41.5%였고, 한우, 화훼(꽃, 난)의 구매감소 의향은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신 과일류와 곡물류 등 가성비를 생각한 선물세트를 구입하겠다는 응답이 높아졌다.
아울러 농식품 구매 희망가격은 명절 때 4~9만원 정도를 원하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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