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누리카드 기획사업 되살려라

‘예향 전북’이란 말이 무색해지는 통계가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6 문화향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북 문화예술 관람률이 전국에서 꼴찌를 겨우 면했다는 것이다. 전북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62.2%로 최하위인 전남 52.7%에 앞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6위에 그쳤다. 전북의 관람률은 전국 평균 78.3%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북이 낮은 관람률을 보이는 이유는 가장 먼저 경제적 낙후를 꼽을 수 있다. 소득별 관람률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월 평균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의 관람률은 30.9%, 200만원은 45.7% 그친 반면 600만원 이상의 관람률은 89.5%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득이 높을수록 관람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는 전북에서 고소득 기구에 비해 저소득 가구  비중이 많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비슷한 조사결과로 읍면지역과 중소도시 관람률이 대도시에 비해 낮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공연장과 전시장 등 문화시설 수가 대도시에 비해 적고 시설 수준도 뒤쳐진다는 사실에 비추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문체부가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밝힌 ‘문화의 일상화 정책’은 이런 현실을 고려한 듯 보인다. 문체부는 저소득층 대상 문화누리카드 지원금을 지난해 5만원에서 올해부터는 6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계층별 문화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라 밝혔다.
하지만 문체부의 이런 정책이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저소득층이 많은 전북의 경우 문화소외 계층에 대한 문화관람 지원 노력은 지난 몇 년간 지속돼 왔지만 앞에서 지적한대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여기에 전북에서 시작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문화누리카드 ‘기획사업’을 없앤 기관이 바로 문체부이기 때문이다. 기획사업은 문화 소외 계층과 공연을 능동적으로 묶어 주던 사업으로 전북처럼 사회적 약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호응을 받았다. 문체부는 새로울 것도 없는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정책 대신 기존에 문화소외 계층에게 환영받았던 정책을 되살리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생각된다. 문체부의 전향적인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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