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한국언론사협회 문화예술위원장) 
지도자 곧 리더에게 필요한 제일의 덕목은 정직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진심 또는 진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A. 포프는 ‘정직한 인간은 신이 창조한 가장 기품이 높은 작품’이라고 했다.
논어에 ‘爲人謀而不忠乎’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남을 위해 일하고 남을 먼저 생각하고 남을 위해 상담을 아끼지 않되, 그 경우 과연 나는 내 성의를 다 했는가, 남을 모함하거나 어딘가 결함이 있는 그런 행위는 안 했는지, 바로 그것을 조용히 생각해 볼 일이다’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忠’의 의미를 유념해야 한다. 忠은 ‘입(口)’과 ‘마음(心)’과의 일치를 나타내는 ‘중심(中心)’이며 이는 바로 사람의 정심, 곧 참다운 마음을 다함을 말한다. 리더십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정직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의 대가인 워렌 베니스는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건에 우선 정직을 들고 여기에 비전과 능력을 꼽았다. 이 세 가지를 갖춘 훌륭한 지도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들이 모든 일의 한가운데 있어 주역이 되도록 하여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리더는 자신이 거느리는 조직의 사명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세부 방침을 명확하게 제시하여 스스로 ‘큰 그림(the big picture)’을 그려가야 한다. 조직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마음의 지도를 그려 가면서 그 결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시그문트 프로이드가 최초로 발표한 유명한 학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인간에게는 두 개의 의식이 있다고 했다. 그 하나는 평상시 우리가 수없이 생각하고 지나쳐 버리는 의식적인 사고인데 그것을 ‘현재의식’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재의식은 인간의 마음속에 불과 10퍼센트 정도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다.
한편 우리의 마음속을 차지하는 나머지 90퍼센트는 잠재의식이다. 우리들이 직접 의식하지는 못하면서도 우리들의 행동 대부분을 지배하는 이 놀랄만한 무의식의 힘이 바로 잠재의식이다.
잠재의식은 훈련에 의하여 그 능력을 몇 배나 증폭시킬 수 있다. 또한 잠재의식이란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마음에 또렷하게 새겨 놓은 것은 반드시 실현하고 마는 만능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바로 잠재적인 역량은 바로 이 잠재의식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정한 리더는 설정된 목표와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잠재의식을 꾸준히 훈련시켜야 한다. 리더가 현재의식의 틀 속에만 안주해 있다면 자신의 생각과 논리만이 옳다는 착각에 젖게 된다. 리더들이 쉽게 오류를 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바른 가치에 대한 의지를 잠재의식화 하지 않으면 현재의식의 유혹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서 리더가 갖고 있는 비전과 신념을 구체적인 형상으로 마음속에 그리는 ‘구상화’가 중요하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막연한 개념이 아니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내면화’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리더십이란 현재의식 속에서 말로만 행해지는 단순한 이론과 지식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참된 리더십의 발현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이유다.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으면서 세계적인 리더로 추앙받았던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평생을 정직을 실천하며 보냈다. 그는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나는 남이 나를 정직한 사람이라고 불러 주는 성품을 죽도록 유지하기 원한다. 나는 정직이라는 말을 다른 어떤 칭호보다도 귀하게 생각한다.” 그는 참으로 귀한 것이 정직이며 가장 좋아하는 칭찬이 ‘정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언제나 강조했다.
어느 분야에서든 정직리더십이 필요하다. 특히 막강한 권력이 수반되는 정치지도자들일수록 정직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국가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국민들은 이러한 정직한 지도자의 덕목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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