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권희성 사회부장, 정리=이승석기자

“우리 전주의 운명을 좌우할 아시아 문화심장터 100만평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과 현대미술이 어우러지는 도시로 건설하겠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정유년 새해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지난 5일 시장 접견실에서 만난 김 시장은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새해 인터뷰에서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국민들의 촛불집회에 대해 “나라는 어지러웠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참 위대하다’는 것을 전 세계로 알린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임대아파트 건설사들의 일률적인 임대료 인상과 관련해 ‘악덕 임대사업자의 횡포’에 맞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그는 “정의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강자로부터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곧 정의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시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타협하지 않고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시장과 일문일답.

-정유년 새해를 맞는 소감은.
한 해 한 해 새해가 있어서 다행이다. 새해가 있다는 것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동기를 늘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어려운 해에 아마 제2의 IMF를 맞을 것으로 보고 많은 분들이 절망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해서 다 주저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가 올 것이라 믿는다. 특히 전주는 다른 도시보다 기회가 많은 도시다. 이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전주를 찾고 있다. 다소 힘들더라도 마음도 모아 극복해나가야 된다고 본다. 지금까지 성과를 토대로 민선 6기 시정이 더 알찬 성과를 거두고 전주 발전과 시민이 행복한 도시 건설을 위해 시정을 더욱 활기차게 추진해 나가겠다.

-지난해 이룬 중요한 시정 성과는.
하나를 딱 꼽아야 되는가?(웃음)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이 큰 성과였다. 전주항공대대는 아직 마무리는 안됐지만 거의 궤도에 올라왔다고 본다. 전라감영 복원사업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오는 5월 개막전을 치루는 U-20 월드컵대회 준비, 전주형 복지체계도 상당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것들도 아직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본 궤도에 올라와 있다. 작년 연말에는 우리 지역의 중소기업 기를 살리기 위해 상당부분 올인했다고 본다. 요즘에 지역 중소기업을 다녀보면 분위기부터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시와 중소기업 간의 신뢰문제가 회복됐다는 게 가장 큰 성과라 본다.

-올해는 대선도 예고되고 있고 중요한 시기라 본다. 중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업은.
가장 큰 것은 일단 U-20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루는 것이다. 글로벌 도시로 가는 원년으로 삼고자 하는데 이 대회를 통해서 전 세계로 나가는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두 번째는 전주가 에코시티와 혁신도시, 서부신시가지, 만성지구, 효천지구 등 신도시로 덮이는데 지역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게 바로 구도심 100만평이다. 여기에 전주의 운명이 사실상 걸려 있다. ‘아시아 문화심장터 100만평 프로젝트’라고 부르는데 여기에 앞으로 100년, 200년 지역의 운명이 걸려있다.
문화중심 재생하는 예산 200억원을 확보한 것과 선미촌 프로젝트, 천주교와 같이 하는 평화의 전당 건립, 색장동 농촌관광마을, 전라감영 복원사업, 4대문 복원 등 구도심과 관련된 공사가 시작된다. 이 같은 사업을 올해 가장 중점을 둬 아시아 문화심장터 100만평 프로젝트를 잘 완수해나갈 것이다.

-처음 나온 얘기다. 100만평이라면 어디를 말하는 건가.
치명자산 넘어 남원 방면의 색장동, 치명자산에 평화의전당 건립, 벽화마을, 선미촌 등 구도심을 다 포함해서다. 완산공원이 있는 초록바위부터 서학동 예술인마을 등이다. 100만평을 제대로 해야 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로마를 뛰어넘는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가 된다. 건물을 높이 지어 현대화된 도시보다는 전주의 분위기를 제대로, 그대로 잘 살려 재생하는 게 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취임당시 시정의 최우선 과제 중 첫 번째로 복지문제를 꺼냈다. ‘엄마의 밥상’ 등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절대적 빈곤자 등이 어느정도 해소됐다고 보나.
아직도 먼 것 같다. 엄마의 밥상, 여학생들 생리대 지원하는 문제, 아이들에게 도서를 제공하는 지혜의 반찬, 폐지 줍는 어르신을 위한 희망손수레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방정부의 한계도 굉장히 많이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17살, 18살 딸과 함께 방 하나에 사는 부녀세대에 방 2개짜리를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된 일도 많이 하고 있지만 부족함을 피부로 느낀다.
일회성 보다는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갖춰주는 게 중요한데 시간이 꽤 걸리고 가슴 한 켠에 미안한 마음이 있다.

-서민금융복지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최근 주빌리은행과 함께  부실채권 소각식을 갖거나 서민 등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금융복지상담소를 개소하게 된 배경이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이다. 현장을 많이 다니는데 지역현장 곳곳에서 나온 목소리를 담은 정책이다. 복지 핵심으로 꼽고 있는 게 바로 빚 문제다. 우리 모든 삶의 고통 근원이 가장 바닥으로 가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빚뿐이다. 우리 시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굉장히 큰 성과라 보고 있다.

-사회복지안전망 구축을 위한 ‘전주형 복지재단’인 전주사람 설립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 민간모금 계획에 대한 우려 해소방안은 있나.
우리가 희망적으로 보는 것은 엄마의 밥상이 한 2년 됐는데 벌써 4억원이 넘게 기부됐다. 여학생들 생리대 지원하는 문제도 불과 한 4개월 만에 6~7000만원이 걷혔고, 지혜의 반찬도 그렇다. 우리 지역에는 큰 기업은 없지만 마음을 모으는 데는 굉장히 시민들이 호응이 높다. 큰 자랑거리다.
복지재단을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이 같은 모금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라는 훌륭한 기관이 있고, 우리 시의 복지재단이 만들어지면 지역의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질 것이다. 복지가 돈이 있으면 하고 돈이 없으면 못 하는 게 아니고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시스템으로 가져가는 게 굉장히 중요한다. 올해안에 시의회 동의를 거쳐 설립할 계획이다.

-전주에 기업유치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성과와 계획은 어떻게 되나.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경제라는 게 공격과 방어가 필요한데 공격적 측면이라고 보면 기업유치가 가장 중요한 것이고, 작년에 실패했던 탄소산업단지는 어쨌든 땅이 있어야 기업유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 반드시 관철시킬 계획이다. 탄소산단에는 들어올 기업들이 이미 상당부분 MOU를 체결해 많이 있다.
두 번째는 기존에 있던 중소기업들의 활력을 찾아주는 것이다. 올해 첫 시무식을 대신해 방문했던 한국CTS와 같은 기업들은 우리 토종기업이지만 앞으로 큰 성장이 눈에 보이는 업체다.
지역 중소기업들을 찾아가보면 대부분 수출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우리 시도 이에 맞춰 수출을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거의 10배 정도 늘렸다. 수출 쪽으로 집중 지원하고 창업하는 원년으로 삼으려 한다.
여기에 지역기업들 보호하는, 특히 건설업 같은 경우는 외지 건설업체들이 와서 돈만 벌고 다 떠는 실정이다. 작년에 협약을 맺었던 게 지역 하도급 70%, 지역인력 80%까지로 추진하고 있는데 상당히 성과를 거두고 있다. A4 용지 한 장까지도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인지 파악하는 등 모니터링하고 있다.

-취임이후 주재한 첫 회의에서 공무원들의 무사안일, 복지부동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전주시가 발주한 공사의 부실 등이 드러나 ‘무관용 원칙’도 내놨다. 이유가 있나.
공무원의 행정서비스와 시민들의 체감 격차가 많이 크다. 공직사회가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 등이 크다는 것을 현장에서 많이 느낀다. 그 간극을 메꿔주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우리 시민들이 어렵고 국가가 어려울 때 최후의 보루가 지방자치단체다. 공직자들이 이럴 때 더 시민들에게 따뜻하고 더 적극적이고 친절하게 일을 해야되는 게 기본이라 생각한다. 공직사회가 부패하거나 복지부동, 안일함 등은 단호하게 시민 대표인 시장이 나서야 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에 대한 소회가 있다면.
나라는 이렇게 어지러웠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참 위대하다는 것을 전 세계로 알린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다. 우리나라가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10년, 20년, 30년 국가가 개혁을 해야 되는데 그 개혁이 단 몇 개월 만에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탄핵촉구 촛불집회 현장을 찾는 시장을 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현장에 나가보면 그 같은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들까지 비가 내리는 데도 차가운 바닥에 앉아 나라를 생각한다. 미안함에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기회가 대한민국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짧은 시간에 개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전주시민들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밖에서는 정말 전주는 가고 싶은 도시이고, 심지어 미국의 CNN이 론리 플래닛을 통해 아시아의 문화관광 3대 도시로 선정했다. 관광을 중심으로 한 모든 도시들이 그런 평가를 받아보고 싶은 게 평생의 소원인데 우리는 그렇게 받았음에도 불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많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전주라는 도시가 우리가 생각하는 거보다는 훨씬 더 대단한 도시이고, 밖에서 보기에는 정말로 부러워하는 도시다. 정말 가고 싶어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우리 시민들도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꼭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 전주가 시간이 지나면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옷이 아니라 어디를 가든 ‘저 전주사람이에요’ 이 한마디가 가장 큰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하는게 시장이 할 일이다. 시민들이 우리 전주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꼭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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