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전북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병천)이 ‘2017년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의 사업 기간과 장소를 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관광재단이 지난해 12월 30일 공개한 2017년 문화예술지원사업 내용 전반 중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의 기간과 장소를 제한한 걸 두고, 민간 예술단체의 자율성과 폭넓은 문화예술향유기회를 막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것이 독립성과 자율성, 전문성을 전제해야 할 관광재단이 내놓은 대안이라 더욱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올해 3억 6천만 원이 투입되는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의 경우 진행기간은 7월 25일부터 30일까지, 장소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실내공연장 3곳과 놀이마당 즉 소리전당으로 한정해 페스티벌 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완성도가 제각각이고 일회성에 그치며 홍보가 미진하다는 그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함께하다 보면 자연스레 경쟁 및 도전하게 되고 이를 통해 전반적인 수준이 상승 할 거란 판단에서다. 홍보 또한 수월할 것이다.

더불어 우수작을 선정, 재공연 제작비 2천만 원을 지원한다. 소리전당에서는 공연장 대관료와 기본시설사용료를 감면해 주고, 소리축제 여건에 맞는 공연을 선정해 올해 축제 무대에 초청한다.

하지만 지역문화예술인들은 원인을 잘못 파악했다고 언급했다. 매년 4억 원 가량의 지원금이 투입됨에도 취지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시기와 공간이 아닌 나눠먹기식 예산편성이라는 것.

초기 공연 당 5천만 원~7천만 원까지 지원돼 제작 기반을 제대로 다진다는 평을 받았으나, 지난해 최고금액이 2천 500만 원에 그치고 1천만 원~1천 500만 원 원선이 27건 중 19건에 달하는 등 작품을 만들기엔 턱없이 적은 금액이 여러 단체에 배분돼 전체적인 수준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렇듯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해결책도 비껴갔다고 주장했다. 7월 말을 개최 시기로 정한 것에 대해서는 공연장 비수기 시즌이고 단체별 일정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지적했다.

소리전당만을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최근 문을 연 군산 및 익산 예술의전당의 경우 규모나 기술 면에서 소리전당에 뒤지지 않고, 각 시군 문예회관과 공연장도 있는데 왜 제한하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시군의 공간에서 소리 소문 없이, 예산대비 소규모로 올리는 게 문제라면 공연장 규모를 사전공지하고 홍보여부를 확인하는 등 사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우면 그 뿐, 굳이 한 곳으로 그것도 공연이 넘쳐나는 전주에 집중하는 건 잘못된 방향이라는 게 중론이다. 소리전당 사용료를 감면해 준다고 하나 어느 정도,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도 가늠할 수 없는 상태다.

재단이 정책을 정할 때 이전 사업 참가자들이나 문화예술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들었는지 되묻는 건 이 때문. 상황이 이렇다보니 특정공간에게 유리하도록 몰아주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전주 뿐 아니라 도내 곳곳에서 보다 많은 이들이 무대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사업의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예술회관 외벽 조형물을 통해 불거졌던 관광재단의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의사소통구조가 또 한 번 드러난 바, 의견수렴이나 공론화 과정도 필수라는 조언이다.

재단 관계자는 “참가자들의 비난을 예상했지만 지적되는 사안들을 보완하고자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올해 상주단체지원사업 내 예비상주단체 지원 유형을 신설, 무대공연 작품제작과 일정 및 장소가 맞지 않는 이들의 지원을 이곳으로 유도한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걸로 본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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