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으로서의 계란에 대해서는 호오가 엇갈린다. 완전식품이라는 찬사와 함께 건강에 해를 줄 수 있는 기피식품이라는 인식도 널리 퍼져 있다.

둘 다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어서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리다고 말하긴 어렵다.
  우선 계란을 선호하는 쪽은 풍부한 영양을 든다. 고품질 단백질이 주를 이루고 비타민 A,D,E가 풍부하며 칼슘이나 철, 루테인 등이 함유돼 있

다. 이런 영양소들이 고루 들어 있어서 남녀노소 모두에게 잘 맞는 식품이다. 그 효과도 대단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고 숙취 해소나 기억

과 집중력을 높이는 데도 한 몫 단단히 한다. 게다가 값도 싸서 서민들의 영양식으로는 안성맞춤이다.
  반면에 꺼리는 쪽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계란의 가장 큰 약점은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는 것이다. 100당 470mg이라는 꽤 많은 양의 콜레스

테롤이 있어서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방도 너무 많고 강한 산성 식품인데다 비타민 C 등 필수적인 영양소 몇 가지가 빠

져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물론 성인병의 원인이라는 데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연전에 한양대병원 연구팀이 40세 이상 성인 1663명을 3년간 추적한 결과 계란 섭취가

오히려 성인병 핵심인 대사증후군 위험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하루 1개 정도의 계란 섭취는 절대 해롭지 않다고 했다.
  다만 먼 옛날부터 사람들이 계란을 섭취해 온 만큼 지나치지만 않으면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은 경험법칙으로 증명할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 계란 가격이 요즘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일부에서는 30개 들이 한 판이 어느 덧 1만원을 돌파했다는 보도다. 고병원성 인플루엔

자(AI)가 만연하면서 많은 수의 산란계들이 도살된데 따른 현상이다. 전국 산란계의 27%가 살처분 됐다니 그 규모를 알만 하다. 전국 평균도 이

미 7000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덩달아 계란을 원료로 쓰는 제빵이나 제과, 대중음식 값도 뛰는 형편이다. 이 사태는 적어도 6개월은 간다는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우리는 그간 계란이 너무 흔하게 눈에 띠면서 그 귀중함을 잊고 살았던 듯하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계란은 아무나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값도 비쌌고 물량도 많지 않았다. 이제 AI 탓에 다시 귀하신 몸이 되고 보니 새삼 계란에 눈길이 간다. 어쨌든 세상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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