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을 식용으로 하는 것은 오늘날엔 낯설다. 곤충은 겉모습만으로도 사람들에게 혐오감이나 불쾌감을 주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를 입에 넣는다는 자체가 꺼려지는 일이다. 하지만 옛날부터 이런 식습관은 흔한 일이었다. 곤충을 보양식으로 먹거나 약용으로 섭취하는 것 이외에도 일상 먹거리의 하나였다.
  기원전 3000년 중국에서는 왕후가 벌이나 매미를 먹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 개미도 주된 식재료 가운데 하나였다. 신약성서에도 세례자 요한이 메뚜기와 벌꿀을 먹는 장면이 등장한다.
  일본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다.
  일본에서는 뱀잠자리 유충을 손태랑이라고 부른다. 아주 오래 전에 한 70대 노부부가 건강한 남자 아이를 낳았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조정은 의사를 불러 이유를 알아보게 했다. 의사가 이들 부부에게 가 묻자 별다른 비결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대신 딱 한 가지 뱀잠자리 유충을 부부가 함께 먹었다는 것이다. 의사는 조정에 이 유충이 좋은 약이며 이 때문에 많은 나이에도 아이를 갖게 됐다고 보고했다. 이후 이 유충에게는 할아버지 같은 나이에 아이를 갖게 한다는 의미에서 손태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꼭 옛날 일만은 아니다. 지금에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곤충을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경우가 흔하다. 게다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도 곤충을 대체식량으로 여기면서 고급 레스토랑에서 쿠키나 마카롱, 파스타 형태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최근 강남 세브란스 병원 연구팀이 곤충 식품이 수술 환자의 회복을 돕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식용곤충인 갈색거저리 애벌레로 만든 음식을 먹은 환자와 먹지 않은 환자군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곤충식을 먹은 환자군이 빨리 상처를 회복했다. 그 이유에 대해 곤충식은 일반 환자식에 비해 단백질과 열량이 높을뿐더러 제지방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 때문으로 풀이했다.
  알려진 바로는 곤충은 단백질과 아미노산, 광물질, 비타민 효소 등이 풍부한 완전식품이다. 거기에 지방함량은 낮아 건강에 아주 좋다고 한다. 거의 소고기 대체식품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곤충이 영양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친환경적이어서 여러 모로 유익하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거부감이 많아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기가 어려운 게 단점이다.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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