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를 대한민국의 ‘김치 수도’로 만드는 게 꿈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을 생각하면 단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김치다. 김치라는 단어는 단지 음식이 아닌 우리 민족의 혼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식을 넘어서 우리의 문화가 되어버린 김치. 그 김치의 맥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한옥마을에 터를 잡고 있는 ‘신뱅이’의 전주 김치명가 안명자(61) 대표가 바로 주인공이다.
일찍이 ‘김치는 나의 혼, 우리의 문화’라는 책을 펴낼 만큼, 그녀의 김치에 대한 열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안 대표가 전해주는 김치 이야기, 그 이야기 속으로 떠나보자.

▲김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언제부터였는지

김치에 대한 관심은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갖게 됐다. 일로써 시작한 건 1999년 전북 완주 모악산 아래 ‘신뱅이 김치’를 개설했을 때 부터였다. 
지금이니 김치라고 하면 관심을 갖지만 20년 전만 해도 그냥 밥 위에 항상 올라오는 반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전통이라는 것에 일찍 눈을 떴기 때문에 ‘우리 것을 지키는 것’, ‘전통과 가까운 삶’을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김치에 눈이 가게 된 것 같다.
진지하게 나를 돌아 봤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니 음식이었다. 그 중에서도 김치는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우리의 것이라는 생각에 더욱 깊게 파고들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의 김치 문화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것 중에 으뜸은 뭐니뭐니 해도 김치라고 생각한다. 상품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전통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김치는 한 끼 먹는 반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맛을 내기 위한 지혜가 담겨져 있는 음식이다. 김치가 사회를 단단하게 묶어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치는 우리 역사 속에서 그냥 하나의 음식이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한국인 힘의 저력 역시 김치다. 우리 모두가 김치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책임감을 좀 더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치에 대한 관심이 우리의 전통 문화를 지켜가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일본 등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도 김치 문화 전파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그 부분은 여전히 진행 중이신지, 그렇다면 특별한 이유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계속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도 다짐한다. 우리 것을 알리는 건 정말 중요한 부분 아닌가. 
일본을 많이 찾았는데, 일본에 김장문화를 전파하면서 김치의 참된 맛을 알게 하고 김치의 재료들이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음식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들을 알리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다. 일본인들에게 김치가 한국의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부분을 알리며 이뤄나가고 있다. 일본에서 그들이 만든 기무치라는 상품보다, 우리의 것, 우리의 맛인 김치를 전파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전주는 예로부터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전주 김치의 현주소는

전주 김치의 현주소라고 하면, 특별히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현재는 김치로 하고 있는 사업 등이 뚜렷이 없는 실정이다. 교육이나 체험 등이 연계되어 갖춰진 부분도 없는 것이 전주 김치의 현주소다.
전국에는 5명의 김치명인이 있지만, 도내에는 한 명도 없고 김치 축제도 기획은 하고 있지만 단발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전통을 과거에서만 찾으려고 하지 말고, 현재라도 기록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
전주 김치는 맛있다. 맛있으니까 특별하다. 특별한 만큼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지원이 이뤄진 다면 더욱 특별한 ‘전주김치’가 되지 않을까.

▲한옥마을에 있는 한옥생활체험관이 내년부터 김치체험관으로 바뀌는 등 전주시에서 김치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김치 사업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에 반기는 마음이 크다. 전주음식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발전할 수 있는 첫 걸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주 김치를 알리려면, 우리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환경적 요소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맛의 고장이라는 것에 자만하지 않고, ‘정직한 김치’를 알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전주의 경우, 김치와 연계된 프로그램이나 교육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이 고민해 볼 문제다. 김치 사업에 대한 방향성 고민에 대한 부분도 필요하다.
기본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하루 한 끼 식탁에서 빠지지 않은 ‘김치’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전주의 김치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김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김치에 대해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음식에 대한 진정성’이다. 결국, 음식에 대해 고민하는 것 자체가 나를 위한 것이 아닐까.
내가 먹고, 내 가족이 먹고, 모두가 먹는 김치만큼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진보적인 것은 없다. 매일 밥이랑 같이 먹는 김치, 김치를 안 먹는 우리나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김치를 알게 되면 더욱 완벽한 음식이라고 모두가 느낄 것이다.
한국 식문화를 대표하는 ‘김치’, 이제 전주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가지고 세계의 김치로 성장 시켜야 한다. 전주 김치에 대한 자부심은 좋은 재료로 맛있는 김치를 내놓는 다는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전주 김치에 담겨 있는 진정성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박세린기자?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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