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발품과 문학적 감성을 더한 우리 문화 순례기. 조윤수가 제5수필집 <발길을 붙드는 백제탑이여!>(수필과 비평사)를 출간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서울의 미국 회계사 회사에서 10여년 근무했고 결혼 후 전주에서 전통차문화를 연구, 다도 강사로 활동했다. 다도 관련 서적들을 여럿 펴냈으며 최근에는 문화재에 천착하고 있다.

발품을 팔아 특유의 시선과 방식으로 금강산을 구현한 겸재 정선의 ‘금강산전도’를 보고선, 그처럼 직접 다니며 자신만의 추억과 감상을 녹여냈다. 미륵사지석탑과 왕궁리 5층 석탑을 비롯한 백제역사유적지구부터 봉암사, 수덕사, 법주사, 불국사, 경천사지 십층석탑까지 전국 유적들을 아우른다.

왕궁리 5층 석탑에 대해서는 “멀리서 아련하게 보이는 석탑은 날개를 접고 안전한 곳에 내려앉은 붕새처럼 천년 세월을 품고 있다. 백제인의 어떤 삶의 철학이 강직하기만 한 돌에 예술혼을 실었을까”라며 “옛 백제인의 삶의 철학과 의지를 통하여 오늘 내게 새로운 감동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언급한다.

역사적 사실에 섬세한 감성과 배울 점까지 덧대 글쓴이가 말한 대로 다시 가볼 수 없을 때 누워서 산책할 그의 순례도 나아가 누군가의 순례도로 거듭나고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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