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동참하는 세밑온정 아쉽다
장기화되는 경제 한파에 어수선한 정국으로 여유마저 가질 수 없게 된 도민들의 불편한 심기가 따뜻한 나눔의 미덕마저 뒤로 미루게 하고 있다. 일 년에 한번이라도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의미로 매년 진행되고 있는 사랑 나눔의 손길이 지난해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말 특수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었지만 전통시장과 외식업계를 찾는 지역주민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사랑의 열매 전북사회복지 공동모금회가 지난달 21일부터 ‘희망2017 나눔 캠페인’ 출범식을 갖고 도민들의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만 지난 10일 동안의 모금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못 미치는 3억6500만원에 불과하다. 사랑의 온도높이기로 인식되는 전주연탄은행을 통한 기부 역시 더디기는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기탁된 연탄은 30여만 장으로 전년 동기대비 15%정도 감소했다. 이달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기 때문에 어려운 우리네 이웃들이 내년 2월까지 혹한기를 지내려면 최소한 70만장 이상을 모아야 하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게 관계자들의 우려다. 혼란스런 시국 영향인지 송년회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기관, 단체들이 늘면서 도내 대부분 음식점들 연말 예약률 또한 12월 하순의 경우에도 겨우 60%수준에 머물고 있다. 과거 이달 초부터 예약이 밀렸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연말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고 마음마저 불편한 국내외 정치적 상황이 결국 도민들로 하여금 여유를 차단하고 넉넉한 마음의 문을 닫게 하고 있다. 나눔 실천이 나 자신은 물론 나보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준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지만 지금의 어수선한 상황이 이를 가로막고 있음이다.
지난 IMF때를 떠올리게 한다고 할 만큼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 소외계층은 더욱 힘들어 질 수밖에 없고 그럴수록 더더욱 우리네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이 다가가야 함에도 현실은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같아 아쉬움만 더하는 지금이다. ‘사라진 세밑온정’을 ‘훈훈한 세밑온정’으로 되살리는 일은 각자의 ‘나의 참여’만으로도 충분한 일이다. 적지만 많은 이들이 동참하면 분명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할 때다. 모두가 함께 하는 사회의 실천이 넉넉함에서 오는 것만은 아님을 확인케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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