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부터 경치, 글씨, 부채, 음식, 막걸리까지…전주로 가득하다. 재미와 의미야 없을쏘냐.
스토리텔링문화그룹 얘기보따리(대표 최기우)가 1일 오후 7시 30분 우진문화공간에서 올리는 ‘달릉개-부채 장수, 전주 명창 되다’는 전주문화재단의 ‘2016 전주이야기자원 공연화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전주에 관한 이야기를 공연예술분야 콘텐츠로 발굴 및 육성코자 마련한 사업으로 제작기획서, 대본, 제작 3단계로 심사했다. 그 결과 전주의 다양한 소재를 판소리 안에 맛깔스레 녹여내는 한편 극의 짜임새가 높은 ‘달릉개’를 첫 작품으로 뽑혔고 이를 시범제작하는 것.
극작가 최기우가 집필하고 전주시립극단 단무장 정경선이 연출을, 백제예술대 겸임교수 김경민이 안무를 맡아 신분상승을 위해 소리의 기능만 익혔던 한 젊은이가 그것의 본질을 깨닫는 과정을 극과 소리, 몸짓으로 풀어낸다.
일단 1870~80년대 전주천과 남문시장을 배경으로 우리 고장의 면면이 드러난다. 주요 얼개는 △한벽루와 남문시장을 배경으로 한 창암 이삼만과 전주부채 이야기 △전주향교에 효자비가 서 있는 효자 박진 이야기 △대사습에서 귀명창들에게 조롱당한 뒤 다시 독공을 해 명창이 된 정창업 이야기.
소재는 △전주 귀명창 △전주대사습 △전주 음식 △전주 막걸리 △전주천 △전주 글씨 자랑 △전주8경과 전주8미 △전주부채 △어전명창 모흥갑과 주덕기의 대결로 다채롭다.
심사를 거듭하며 짜임새도 다졌다. ‘소리를 잘 하면 참봉 벼슬에 오를 수 있다’는 말에 소리꾼이 되기로 결심했던 달릉개가 전주부 통인청 대사습에 참가했다 전주 귀명창들에게 조롱당하고 부채 장수가 된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특히 기존 판소리가 아닌 삶에 관한 것들을 즉흥적으로 만들어 부르는 주명창을 만나 ‘전주 소리는 사람들 곁에 선 소리’라는 명제에 이르는 길을 선명히 드러낼 전망이다.
국악의 본고장답게 판소리를 전면에 내세우는데 실력 있는 창자들이 주요배역을 소화한다. 떠돌이소리꾼인 주태백은 정민영(남원국립민속국악원 단원), 부채장수이자 젊은소리꾼 달릉개는 박현영(전북도립국악원 단원), 옹구장수이자 달릉개의 아버지인 김쉰동은 김광영(극단 둥당애 대표)이다. 서유정 차영석 이한구 이희찬 김정훈 김혜련 김수현도 함께한다. 중간 중간 곁들어지는 안무도 눈여겨볼 것.
전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시범제작인 만큼 완성도보다는 전주 콘텐츠의 공연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면서 “무대 구성, 연출 진행, 향후 상설 공연화 가능성 같은 생명력을 넓히기 위한 방안을 살피겠다”라고 말했다. 무료./이수화기자‧waterflower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