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하락 대책 수립 서둘러라

쌀값이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농민들은 아우성이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공공비축미 수매를 추진하고 있지만 양도 적을뿐더러 산지 쌀값 약세에 따라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우선지급금에 대한 일부금을 반환해야 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쌀값의 하락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전국 산지쌀값(80kg, 정곡)은 열흘 전 보다 432원 하락한 12만849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8%, 전년 수확기 대비 15.55%나 낮은 가격이다. 전북은 이보다 더 낮아 도내 산지쌀값이 전국평균보다 240원이 낮은 12만8256원으로 파악됐다. 쌀값이 폭락하면서 당장 농민들은 이미 지급받았던 공공비축미곡 우선지급금의 일부를 반환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농민들은 포대벼(40kg, 1등품)의 우선지급금으로 4만5000원, 특등품 우선지급금으로 4만6480원을 이미 받았지만 우선지급금 이하까지 쌀값이 떨어지면 그 차액을 반납해야하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이런 농민들이 처지를 여전히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바라보면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에서 쌀값 21만원 보장을 공약했지만 13만 원 선이 무너진 지금에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누적 재고량이 170만 톤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한 해 쌀 수입량이 40만톤을 육박하고 있다는 것이 농민단체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이런 지적을 무시하고 국내 과잉 생산과 소비 감소가 쌀값 폭락 원인이라며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농민들과 야당은 쌀을 식량주권과 직결된 문제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52000원 동결, 시장격리용 쌀 100톤으로 확대, 묵은 쌀 사료화 등 소비대책 마련 등을 주장하며 내년 예산에 생산조정제 예산 900억원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정의당은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저소득층과 사회빈곤층에게 사회복지용 쌀을 무상으로 공급해 쌀값 안정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하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한 쌀 공급도 소비 측면에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쌀값 문제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 해결될 수 있다. 정부의 보다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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