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부는 풍각쟁이야

국악의 고장 전주에서는 한국음악을 토대로 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이번 주에도 동초제 소리꾼들은 판소리 다섯바탕에서 착안한 해학 마당극을 펼치고, 타악연희원 아퀴는 파이프 오르간과 호흡을 맞춘다. 또 다른 국악과의 첫 만남, 그 설레는 순간을 마주하는 것도 좋겠다.

(사)동초제판소리보존회(이사장 이일주)는 전북도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해학 마당극 ‘놀부는 풍각쟁이야’를 올린다. 21일 오후 7시 전주소리문화관. 전북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유파 동초제는 동초 김연수 선생에게 비롯돼 오정숙, 이일주, 송재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들이 모인 보존회에서는 뜻과 색깔을 지켜가기 위한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에는 판소리 흥보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본질을 지키면서 쉽고 친근하게 다가서려 한다. 내용의 경우 기존 인물의 성격을 완전히 뒤바꾸고 PC방, 유학, 접대, 로비 같은 오늘날 문화를 접목한다.

흔히 알고 있는 착한 동생 흥부와 못된 형 놀부는 집구석에서 밥만 축내는 것도 모자라 매일 PC방 출근하기 바쁜 백수 흥부와 성질은 사나워도 성실하고 똑똑하며 의리까지 갖춘 놀부로 거듭난다.

소리 뿐 아니라 춤과 병창까지 더해 보는 듣는 즐거움을 강조하고 마당극답게 야외에서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벌인다. 대본과 연출은 송재영이 맡았으며 출연진은 놀부 송재영을 비롯해 최애란 이건일 차복순 차영석 임인환 최현주 고양곤 등이다.

전석 초대. 070-8259-5874.

(사)타악연희원 아퀴(대표 박종대)는 전북도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으로 20일과 21일 오후 7시 30분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바람의 의식-파이프오르간, 국악이 되다’를 마련한다.

한국의 전통타악과 서양 악기의 제왕 파이프 오르간, 국악관현악이 어우러지는 자리는 동서양 악기의 융‧복합을 통해 음악의 새로운 가치와 장르,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기획됐다. 자칫 생소할 수 있는 ‘파이프 오르간’은 여러 길이의 관을 음계에 따라 배열하고 여기에 바람을 보내 소리 내는 건반악기다.

공연에 사용되는 파이프 오르간의 경우 국내 유일의 파이프 오르간 제작자 홍성훈 마이스터가 만든 열네 번째 작품으로 ‘트루에 오르겔(Truhe Orgel)’ 또는 ‘바람피리’로 불린다. 131㎝(가로) × 70㎝(깊이) × 113㎝(세로)라 ‘세상에서 가장 작은 파이프 오르간’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으며, 4개 음전(소리)을 만들기 위해 228개의 파이프가 내장돼 있다.

4개 음전 모두 한국적 소리로 표현코자 대금, 퉁소, 피리 소리를 만들어내고 기존 국악기 음폭에 비해 건반 수만큼 음의 폭을 넓힌 게 특징이다. 타악연희 아퀴의 신명나는 난타와 다음국악관현악단(지휘 강성오)의 연주까지 함께해 모든 이들의 바람이 성취될 수 있도록 의식을 벌인다.

무료. 063-281-1525./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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