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생각의 차이
온영두 (전북동화중학교장, 전북교총회장)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당나라로 유학을 가다 캄캄한 밤에 큰 집인 줄 알고 무너진 무덤과 해골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일화를 많이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심생즉 종종법생心生則 種種法生이요, 심멸즉 종종법멸心滅則 種種法滅이라.
  일체一切는 유심조唯心造요, 만법萬法은 유식唯識이로다.”
  <마음에 생기게 하면 모든 것이 생기고, 마음에서 그것을 없애면 모든 것이 없어진다. 모든 일은 마음이 만들고 마음에 따라 생긴다.>
  즉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모든 것이 달라 보인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보이는 물건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마음 그 자체라는 것이지요.
  우리가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다이아몬드나 금이라고 할지라도, 언제나 똑같은 가치를 내뿜고 있지는 않습니다. 사람이 생각하기 나름이며, 욕심 여부에 따라서 그 중요성 또한 다르게 나타납니다. 모든 사람에게 다이아몬드나 금이 다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먹기에 따라 이것들이 돌보다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사람은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자기 자신을 무시한다면 그만큼 자신이 나약해지며, 반대로 드높인다면 그만큼 존귀한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자신을 어느 시각에서 바라보고 어떤 생각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자신이 달라진다는 말입니다.
  또한 일상에서도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의 차이에 의해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가령 까분다는 약점을 명랑하다는 장점으로 만들 수 있고, 미련하다는 단점은 끈기 있고 성실하다는 장점으로, 구두쇠라는 약점은 근검절약이라는 장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수다스럽다는 약점은 감정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될 수 있고, 무슨 일을 할 때 시간을 질질 끌면 능력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되지만 철저한 사람이라는 장점으로 바라볼 수 있고, 시키지도 않는 일을 하면 너무 나선다고 하지만 그걸 솔선수범한 사람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자기의 견해를 강력하게 주장하면 옹고집이라고 눈총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초지일관初志一貫한 사람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시각과 생각하기에 따라 결과는 확연히 달라지는 것입니다.
  세상을 부정하고 비판만을 일삼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 대부분은 시각과 생각을  밝은 면이 아닌 어두운 면을 많이 보기 때문에 매사를 잘못으로만 단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불신不信이요, 「탓」만을 일삼는 사람들입니다. 더구나 그 탓은 나 때문이 아니라 모두 남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려는 그릇된 생각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곤 합니다. 내 시각과 내 생각 중심의 이기적 발상이 주류를 이루죠.
  또한 일상에서 어떤 분은 시샘과 비판으로 일관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매사를 좋게좋게 긍정과 칭찬 위주의 표현을 하는 분이 있습니다. 전자의 분은 자기 일도 다 하지 못하면서 남의 일에만 관심을 갖고 자기 위주의 잣대로 판단합니다. 후자의 분은 항상 객관성을 잃지 않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아량과 이해심이 많아 비판보다는 수용의 자세를 가집니다. 그래서 이기적인 전자의 분보다 이타적인 후자의 분을 더 존경하고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단체에 가보면 마이크를 혼자 잡고 좌지우지左之右之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똑똑한 것처럼 보이지만 말이 많은 사람은 실수가 있는 법, 시간이 흐르면 신뢰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나서지 않고 항상 좌중에서 웃음과 맞장구를 쳐주는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신뢰와 존경을 더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흔히 발견되는 일입니다.
  결국 이러한 부정적 시각과 생각, 내 위주의 행동 등을 바르게 잡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자신이 비뚤어진 시각과 생각, 이기적 행동이 있다면 세상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과 긍정적 사고와 행동을 해야 될 것입니다. 오늘부터라도 내 주변의 많은 인연들에게 바른 시각과 사고, 바른 행동으로 단점을 장점으로 돌리는 생활을 해보는 일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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