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은 우연에 의해 주도되는 불확실한 사건의 결과에 금전적 내기를 거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주인은 돈을 챙기고 손님이 무조건 잃는 게임이다. 다만 도박이 주는 짜릿함은 그 어떤 오락이나 놀이에 뒤지지 않는다. 신경학적으로는 도박을 할 때는 뇌 속에서 베타엔돌핀과 도파민, 엔케팔렌 등 쾌감물질들이 다량 분비되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 짜릿함에 인이 박이면 도박은 하나의 고질병이 되고 만다.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부나비 신세가 되는 것이다.
  도박행동은 그래서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사교성 도박은 가벼운 게임 정도다.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고 곧 접는 식이다. 한 단계 위인 습관성 도박으로 가면 증세가 무거워진다. 기회만 닿으면 도박에 손을 대게 되고 잃든 따든 간에 자꾸만 생각나는 정도다. 이 것이 더 심해지면 드디어 도박중독으로 발전한다. 병적 도박인 것이다. 충동을 자제 못하고 개인과 가족, 직업생활에 심각한 손상이 온다.
  정신분석학자 에드먼드 버글러는 도박 중독자에게는 다음 6가지 특성이 있다고 했다. 먼저 정기적으로 도박을 하고 모든 흥미들 가운데 단연 우위이며 연이은 패배에도 변치 않는 낙관주의를 보인다고 한다. 또 지나친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을 하고 돈을 따는 한 결코 도박판을 떠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스릴에 대한 갈망이 비정상적이다.
  도박중독의 증상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내성이다. 계속 집착하다보니 판돈이 커지고 횟수도 늘어난다. 그래도 별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금단증상이다. 중독자가 도박을 끊으면 우울증과 스트레스, 심하면 자살로까지 진행된다. 이래저래 병적 도박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국회 정운천 의원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강원랜드 이용객의 도박중독률은 61.8%로 일반인의 12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경마 49.1% 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반면 도박 중독 예방치유관련 사업비는 12억9500만 원으로 작년 수익금 1조5604억 원의 0.1% 수준이었다. 그러니까 강원랜드 측은 돈 버는 데는 열심이었지만 사회적 문제인 도박 중독 예방 치료에는 소극적이었던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 국민의 도박 중독 유병률이 높은 것은 국가의 의무 태만과 사업체의 무한 영리추구 탓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도박은 개인을 파멸로 몰아갈뿐더러 가족을 해체하고 사회를 멍들게 한다. 국가든 사업체든 간에 눈 앞 돈 몇 푼에 흔들려 중독자를 양산하는 우를 범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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