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KCC 프로농구단 연고지 이전 논란의 핵으로 떠올랐던 ‘실내체육관’ 개·보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수십년이 지난 시설의 기본 현황도 모른 채 예산을 과다 책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김승수 전주시장이 직접 나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신축 문제로까지 번졌던 ‘뇌관’을 시설 개·보수를 통해 잔류시킨 상황인데도 불구, 일선 체육행정은 엇박자를 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시에 따르면 KCC 프로농구단이 주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주실내체육관의 개·보수를 위한 추경 예산은 10억7500만원이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추경 당시 오는 10월 22일 프로농구 개막에 맞춰 전광판과 농구대 교체 등에 투입하기 위해 예산을 급히 확보했다.

하지만 교체비용만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전광판은 체육관이 지붕으로 넓은 공간에 걸치는 구조물인 형태인 트러스(truss) 구조여서 설치가 불가능하다. 전광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붕괴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된 시설개선은 농구대 교체 등이 전부다.

김 시장은 지난해부터 수원시에서 KCC 농구단에 좋은 조건으로 이전을 제안한 동향을 파악한 뒤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차관과 KCC 정상영 명예회장, KBL 이성훈 사무총장 등을 일일이 찾아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지난 4월 KCC 농구단이 전주에 남기로 한 결정적 계기가 전광판 설치 등 시설 개·보수에 이어 장기적으로는 체육관 신축이라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선 시 체육행정은 이 같은 수뇌부의 절박한 사태수습에도 불구하고 한해 체육관의 사용료 등 관련 기본현황 부재는 차치하더라도 문제해결을 위한 로드맵조차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다.

시의 이 같은 무성의한 체육행정은 총체적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건립당시 총 사업비 1450억원이 투입된 전주월드컵경기장의 대부시설인 웨딩홀과 사우나의 체납액이 각각 6억6165만원, 2억8798만원이고, 현재 사우나 운영업체도 올해 상·하반기 1억원 이상을 체납하면서 연체료만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시가 산하 시설관리공단에 체육시설 관리만 맡긴 것인데, 컨트롤타워 역할에 뒷짐만 지면서 ‘주인의식’ 없는 기강해이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 체육산업과 관계자는 “체육관 전광판은 예산확보 후 설치할 수 없는 구조여서 설치를 안했다”며 “체육관과 관련된 로드맵은 없고, 매년 KCC에서 납부하는 체육관 사용료 등 기본현황은 우리 시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앞서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체육관 내·외벽 도색과 내부 조명교체, 경기장 바닥공사 등을 위해 11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다. KCC가 시에 체육관 사용 명목으로 납부하는 사용료는 한해 평균 1억2000만원이다. /이승석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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