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관내 마을 주변에 설치한 체육시설 관리업무를 부서간 떠넘기면서 고가의 시설물이 제대로 관리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웨딩홀과 사우나 등 대부시설은 체납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거나 제3자에게 불법 양도됐음에도 사실상 뒷짐만 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일 시에 따르면 관내 공공체육시설과 근린공원, 소공원 등 261곳에 설치된 운동시설과 편의시설은 각각 1885개, 5146개로 이 중 관리주체가 모호한 소공원은 36곳이다.

현재 체육시설 관리는 조례에 따라 공공체육시설(월드컵경기장 등)의 경우 전주시 시설관리공단이 위탁·운영하고, 공원내 체육시설은 본청 푸른도시조성과에서 조성한 뒤 완산·덕진구에서 운영관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소공원의 경우 부서간 업무분장이 사실상 정립조차 돼있지 않으면서 관리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실제 중화산동 엠마오사랑병원에서 완산동 시외버스터미널로 이어지는 소로 사이에 조성된 소공원은 시가 당시 폐가 등에 따른 범죄예방과 환경개선 등을 위해 매입해 조성했음에도 이후 정기적인 관리를 하지 않는 상황이다. 잡초가 무성한 해당 소공원의 고가 운동기구는 제 기능을 못할 정도로 녹슨 채 방치돼 있는 상태로, 인근 주민들조차 안전 등을 이유로 이용을 꺼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동서학동 남고산성 관성묘 인근에 설치된 소공원이나 삼천체육소공원 등도 조성이후 관리부서 없이 지금껏 방치되고 있다. 부서간 업무분장이 명확하지 않아 사실상 모든 소공원이 관리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시의 ‘엉터리’ 체육시설 관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건립당시 총 사업비 1450억원이 투입된 전주월드컵경기장의 대부시설인 웨딩홀과 사우나의 체납액은 각각 6억6165만원, 2억8798만원으로, 연체료만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데도 웨딩홀의 경우 지난 2014년 8월 계약해지 이후 2년이 다 돼서야 강제집행을 신청했는가 하면, 사우나를 위탁받은 업체가 제3자에게 불법으로 양도한 이발소와 식당, 매점 등의 무단점유자들로부터 변상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기존 업체의 수억원 체납액이 존재하고 있는데도 불구, 현재 사우나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조차 올 상반기 5268만원을 체납해 최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독촉했지만 완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반기분 5055만원도 지난달 25일 납부기한인데도 마찬가지로 미납된 상태로, 시와 시설관리공단의 ‘주인의식’ 없는 기강해이가 계속해서 잘못된 선례를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총체적 부실의 전주시 체육시설 관리업무에 대한 ‘회초리’는 이날 열린 전주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도 터져 나왔다.

김현덕 의원(삼천1·2·3동, 효자1·2동)은 시정질문을 통해 “부서마다 업무분장에 따른 일이 떠넘겨질까봐 전전긍긍하거나 미루는 전주시 행정 행태를 볼 때 씁쓸할 뿐”이라며 “월드컵경기장 문제는 압류조치 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던 공단과 이 같은 요청을 받지 못했다는 전주시 사이의 무성의한 태도는 결국 체납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소공원 관리주체를 완산구와 덕진구 생태도시과로 명확히 하고, 월드컵경기장은 압류절차와 계약해지(사우나) 등의 강력한 행정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이승석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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