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급여 절반 삭감, 조합원에게 농사연금 지급 등 파격적 공약을 내세우며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전주농협 임인규 조합장이 도내 최대 규모의 전주농협을 이끈지 1년이 다가온다. 타지역 조합장들이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조합장 급여 반액 삭감, 조합원들이 쌍수로 반기는 농사연금 지급 등 공약들이 실제로 추진되며 도내 지역조합 중 주목을 받고 있는 전주농협. 최근에는 도내 최초로 예수금 1조원 및 대출 8,000억원까지 달성한 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전주농협의 미래를 이끌 프로젝트까지 추진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임인규 조합장에게 사실 여부를 물었다./

▲ 7월이면 취임 1년이다. 공약이 잘 지켜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조합장 1년간의 소감은?                                    

- 6,000여 조합원들에게 약속한 공약을 하나하나 실천할 때마다 전화로 격려해 주는 조합원들이 많아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또 이러한 조합원들의 응원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공약을 모두 지켜내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전주농협을 진정 농민조합원을 위한 조합으로 만들어갈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하고 싶다.
그러한 조합을 만들기 위해 항상 조합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발로 뛸 것이다.

▲ 조합장 공약이 지켜지는 것에 대한 조합원들의 호응이 크다는 평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이 호평받고 있나?

- 올해 5월부터 전주농협 조합원 가입 10년 이상자인 농민조합원에게 매월 농사연금 5만원씩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선거 당시에는 연간 36만원, 월 3만원씩의 농사연금 지급을 약속했으나, 전주농협 사업규모가 커 월 5만원씩 지급하게 된 것이다.
이 사업은 공약사항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제일 먼저 실천한 사업이다.
그런데 이 사업이 농민조합원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서로 어려운 시기에 조합원들에게 정신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보탬이 됐다는 평을 쏟아내고 있다.
그 결과, 조합원들이 큰 주인의식을 가지고 조합 신용사업 및 경제사업 이용에 적극적이다.
아울러 전주농협 사업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주위의 반응 또한 뜨겁다.
이 사업의 효과는 즉시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차후 조합의 큰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 조합장 연봉 반액 삭감도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 제가 실천한 또 하나의 공약사업은 조합장이 솔선수범해 연봉을 절반으로 삭감하겠다는 약속을 올해 1월 1일자부터 지킨 것이다.
기본봉, 보너스 구분 없이 기존 1억800만원의 연봉을 정확히 50% 삭감해 5,400만원을 월급여로 환산해 수령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알고 있는 조합장 연봉 반액 삭감 실천은 주변 조합장들의 눈치를 보게 되는 사업이었지만, 이 또한 조합원들의 큰 호응을 얻게 만들었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전주농협을 살리는 첫걸음이라는 성격이 짙어 향후 다른 사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들도 "조합장의 모든 공약이 지켜질 것이라는 의지가 느껴지는 결정"이라며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 공약에서 약속한 대형유통매장보다 더 큰 매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사실인가?

-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잘 팔아주는 판매농협 구현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게 '로컬푸드 사업'이다.
조합원이 제값 받는 농사를 짓게 하자는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향후 2년 내 관내에 3개 정도의 로컬푸드관을 개장한다는 목표 아래 현재 조합원 중 200여명의 신청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자는 소규모·고령농 등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들이다.
대규모 농산물을 생산하는 조합원은 기존의 공판장 납품을 이용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어려운 조합원들을 우선 선정했다.
또 '로컬푸드관'은 철저한 준비가 성공의 바탕임이 알려진 만큼 교육 및 시스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완주 용진로컬푸드관에서 현장교육을 실시하고, 이곳과 조합원간 판매교류도 실시할 예정이다.
아직 부지 선정이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1곳의 로컬푸드관은 송천동 에코타운 내에 대형 유통센터 건립과도 연계돼 있다.
에코시티 내 메인상업부지 2만3,100㎡(7,000여평) 중 1만2,045㎡(3,650평) 정도의 부지를 매입할 예정이다.
이는 김승수 전주시장의 강력한 의지 때문에 추진되는 사업인데, 전주농협에 협상권이 생겼다.
외지 대형슈퍼마켓 등은 지역상권을 몰락시킴과 동시에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가속시키고, 지역생산물 판로마저 어렵게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2014년 기준 약 260억원 정도의 가격에 부지를 인수할 예정인데, 올해 기준으로 감정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내년 안에 이곳 1만2,045㎡ 부지 중 약 6,000㎡ 부지에 건물을 신축하고, 하나로마트, 로컬푸드관, 전주농협지점, 시민편의시설 및 문화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 규모는 전주농협의 가까운 미래를 책임질 정도로 큰 만큼 우리도 철저한 준비 과정에 들어갔다.
전주시 상권 규모를 생각하면 이곳 로컬푸드관의 성공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 여성조합원에 대한 공약도 지켜지고 있는가?

- 물론이다. 농협중앙회는 여성조합원 비율이 30%가 넘을 경우 의무 여성임원제를 도입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전주농협은 여성조합원이 24%에 불과함에도 올해 정관을 개정해 당연직 여성임원 1명을 무조건 도입하기로 했다.
당연직 포함, 항상 여성임원 1명 이상이 이사회에 참여함으로써 여성조합원들의 애로사항이 전주농협 추진 사업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 공약사업과는 달리 최근 자랑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으로 안다.

- 전주농협이 전북지역 최초로 예수금 1조원을 달성한 조합이 됐다.
지난 5월 3일경 예수금 1조원 달성탑을 수상했는데, 사실 달성 시점은 지난해 말경이었다.
아울러 대출금 8,000억원 이상 등 전주농협의 신용사업 규모는 전북 최초달성 및 최대달성 등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전주농협의 신용사업은 상대적으로 잘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또한 조합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전주농협 사업을 적극 이용하고, 홍보해 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다른 금융권이 이루지 못한 예수금 신장율을 얻었다. 이는 전주농협의 신용사업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사실이다.
1조원 달성탑이 너무 자랑스러워 각 지점 직원들 모두 보고, 사진찍고, 기억하라고 달성탑을 돌리고 있다.
달성탑이 전주농협의 발전적 미래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 경제사업분야는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

- 지난해 벼 추곡수매 시 조합원의 생산벼를 모두 산물벼로 수매했다.
산물벼란, 논에서 바로 수확한 벼로, 말리기 전이어서 무게가 많이 나간다.
조합원이 희망한 양을 전량 '물벼'로 수매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약 6,000톤의 벼를 저장하고 있다.
농민조합원은 기계로 수확하자마자 곧바로 높은 가격에 판매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전주농협 조합원들의 벼농사 규모 유지를 위해 시작한 사업인데 호응이 좋다.
또한 조합원들에게는 이전에 수확 후 도로옆에서 말리다가 비가 오면 달려오고, 도둑 맞으면 신고하고 땅을 쳐야 했던 서러움이 없어진 것이다.
조합원들의 고령화 또한 사업을 추진한 이유이다.
기계로 수확한 벼를 곧바로 전미동 DSC(벼 건조저장시설)로 옮겨 보관하면 되는 시스템을 전주농협은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농민조합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경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기존 사업들에 대한 최소한의 변경만으로 추가 사업을 새롭게 이끌어가야 하기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그래도 꾸준히 맞춰나간다면 예산 확보 및 사업 성공은 이뤄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울러 조경수를 심었다가 손실을 보고 있다는 고령농조합원들이 계시는데, 이들 조경수의 판로 확보도 진행하고 있다.

▲ 전국 지역농협 중 구급여 체계를 고수하는 유일한 곳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뜨거운 이슈로 부각된 노조와의 임금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매월 노조와 4차례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의 "조합원 교육비 지원을 시간외 수당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 때문에 진전이 없다.
처음안건부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어 무리한 연차수당 및 퇴직금 누진제 논의는 꺼내지도 못한 상태다.
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원칙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직원들과 조합원들에게 그동안 충분히 약속한 부분이다.
직원 권리를 충분히 지켜주면서도 전주농협의 정상화를 찾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겠다.
다만, 법 테두리를 벗어나는 요구는 반영시킬 수 없다는 것 또한 원칙이다.
노조 또한 전국적으로 농민조합원들이 어려움에 처한 사실을 알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믿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취임한지 이제 1년이다. 남은 임기 동안 내세운 공약을 하나하나 지켜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모든 공약사업은 이미 진행이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조합원대출이자 대폭 경감, 조합원 연령순 효도관광, 콩나물·복숭아·배·매실·감·미나리 가공사업, 상생적인 노사관계 구축 등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중요한 것은 마무리다. 공약을 하나씩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응원도 필요하다.
전주농협에서 근무하던 시절 전국 5만여 농협 직원 중 최우수 직원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상무로 승진했던 경험 등이 제가 공약을 지켜나갈 수 있게 하는 바탕이다.
경험을 바탕 삼아 약속대로 조합원들이 진정 주인이 되는 전주농협으로 바꾸는데 매진할 것이다.
이것은 전주농협의 주인인 조합원들에게 하는 약속이자 맹세이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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