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재개된 전주단오는 시민대동제 혹은 전래풍습재현행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문제점은 여전했다. 정체성을 대변하는 핵심콘텐츠는 없었으며 주요 관람객층을 인지하고 공략하는데 미흡했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풍남문화법인이 주관하는 ‘2016 전주단오’가 9일과 10일 이틀간 전주덕진공원 일대에서 펼쳐졌다. 3년 만임에도 첫 날 오전부터 풍남제를 추억하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잇따랐고 덕진공원 곳곳은 성황을 이뤘다.
  머리감기, 족욕 같은 물맞이를 비롯해 음식체험, 씨름, 그네뛰기, 윷놀이 등 선조들이 단오에 즐겼던 풍속들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시민대동제이자 전래풍습재현행사로서의 면모는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이를 발전시킬 방향이나 대안이 부족해 보인다. 가짓수만 많을 뿐 전주단오하면 떠오르는 무언가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성수로 여겨졌던 덕진연못 창포물에서 착안, 물맞이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수질이 오염돼 창포원액을 다른 곳에서 가져오고 이로 인해 체험 인원이 회당 10명 이내인 등 키워가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면 또 다른 단오 대표콘텐츠, 부채는 어떨까. 부각되지 못했다. 형식적이고 깊이가 떨어지는 전시와 체험에 그쳤으며 다른 콘텐츠들도 작고 내실이 없어 눈에 띄지 못했다.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품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 뛰어나고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을 갖춘 부채가 핵심콘텐츠로 거론되는 이유다.
  한 문화예술인은 “부채만큼 전주다운 게 또 어디 있나. 다채로운 기반으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전주단오하면 부채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면서 “그렇게만 된다면 큰 가닥을 잡을 수 있고 너무 많은 프로그램을 꾸릴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공략층에 대한 분석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주로 찾는 연령대는 노년층이고 개최된 날은 평일인데 젊은 층들이 관심을 보일 프리마켓을 도입, 성격에 맞지 않는 행사가 하나 늘고 별다른 성과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 공연 기획자는 “오랜만에 여는 데도 달라진 점이 없는 거 같아 아쉽다. 무대위치 이동으로 동선이 꼬이다 보니 정리되지 않은 느낌마저 든다”면서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다.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정리 및 집중해 달라”고 제안했다.
  8천만 원의 예산이 적다는 의견도 여럿이다. 여러 문화예술인들은 “공연 한 작품 올리는 데도 몇 천, 몇 억이 드는데 예산이 이 정도라는 건 솔직히 아쉽다”라며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주관처가 해야 할 일도 있지만 주최 측에서 감당할 부분도 분명 있다. 단오 육성 의지가 있다면 실질적으로 보여 달라”고 했다.
  단오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신다고 해서 다른 연령층을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축제지 않나. 선택 및 집중하기 어려운 이유”라며 “예산이 는다면 내용물을 알차게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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