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대 한옥정자 설경

캠퍼스 곳곳에 있는 한옥형 건물과 거리,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판소리 수업, 외국인들을 초청해 진행되는 각종 한국어 수업과 한국 문화 체험과 한옥 건축 교육을 하는 국내 유일의 한옥학과까지. 국내 여느 대학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전북대학교(총장 이남호)만의 모습이다.
전북대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대표하는 대학이자 한국적 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가장 한국적인 것’을 대학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어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예산도 대거 확보했다. 이를 통해 한옥형 건물을 신축하고, 한옥 교육과 한국학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게 올 한 해 전북대가 갖는 핵심 목표이기도 하다.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전북대의 비전을 엿본다.

▲ 국가 예산 대거 확보, 한국적 캠퍼스 구축 박차

지난해 말 희소식이 들렸다. 올해 정부 예산안에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사업과 관련한 예산이 대거 반영됐다는 것이다.
전북대는 2016년 정부 예산안에 신규 사업으로 246억 규모의 국제컨벤션센터와 정문 겸 학생시민교류센터 신축 사업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문(옛 정문) 부근에 지역농업산업화연구센터 건립을 포함한 한옥타운 조성 예산 30억 원도 확보한 상태다.
대학 측은 이 건물들을 모두 한옥형으로 지어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 사업의 랜드마크로 활용하고, 신정문에서 구정문, 덕진공원, 건지산으로 이어지는 캠퍼스 둘레길을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국제컨벤션센터는 우선 198억 원의 예산을 들여 2019년까지 완공할 계획에 있다. 국제컨벤션센터는 덕진공원 옆 학군단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3층 6천㎡ 규모의 한옥형으로 건립, 각종 국제학술대회 등을 개최하고 지역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지역 거점 대학의 책임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국고 40억 원, 대학 자체 예산 8억 원이 투입될 정문 겸 학생시민교류센터는 단순 출입문 개념의 현 정문을 지역사회와의 소통의 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의 대표대학답게 한옥형 건물로 신축하되 정문 자체에 활동 공간을 만들어 지역민들과의 상시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고, 지역 주민이 가진 아이디어와 경험, 노하우를 학생들의 열정, 패기 및 창조적 아이디어와 융합할 수 있는 창조경제 실현의 공간으로 활용키로 했다.
총 30억 원이 투입될 서문 부근 한옥타운에는 지역농업산업화연구센터와 진안고원로컬푸드마켓, 채식뷔페 레스토랑, 새마을금고와 전북대햄 델리샵 등이 새롭게 들어선다.
계속사업인 인문사회융합관의 경우 남아 있는 예산 83억 원 전액을 내년도에 투입,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완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정읍캠퍼스에 설립 중인 산학연협력지원센터 예산의 경우 지난해보다 13억 원 가량 늘어난 47억6천여만 원을 확보해 2018년까지 이어질 사업을 2017년에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매년 국가 예산을 쪼개 받는 국립대 시설사업의 경우 예산 지원이 늦어져 공사기간을 연장하는 사례는 흔하지만 당초 계획을 앞당겨 공사를 마무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현재 마무리 작업만을 남겨둔 국제교류어학원 신축 사업은 대학회계에서 소요예산 56억7천만 원 전액을 확보해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신년부터 공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남호 총장은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주신 덕분에 전북대가 국가 예산 확보에서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며 “이번 사업들이 본격화되면 대학과 지역사회의 소통 공간뿐만 아니라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학 육성으로 학문적 내실도 다진다

‘한국학’하면 비교적 생소한 개념이지만 전북대에서는 그렇지 않다. 인문대학을 중심으로 한국학을 주제로 한 대규모 비엔날레를 개최하고, 다양한 연구소 등도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우리대학은 국내 한국학을 선도하는 메카라 할 수 있다.
전북대는 올해부터 인문대학과 인문학연구소, 한스타일연구센터의 주관으로 ‘세계 한국학 전주 비엔날레’를 2년마다 한 번씩 개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류문화의 확산과 함께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한국학의 현황을 검토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엔날레 성공을 위해 지난해 12월 3~6일까지 전주 한옥마을과 소리문화의 전당, 금산사 등지에서 프레대회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학 관련 국내·외 석학 20여 명이 기조발제와 발표?논평을 통해 한국학의 현재와 미래를 제대로 짚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앞으로 대회의 전망을 밝혔다.
한국학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를 펼치는 다양한 연구실도 우리대학 한국학 융성의 중심에 있다.
전라문화연구소는 지난 2008년 ‘한국학자료센터 구축사업’ 주관 기관이 선정되며 호남 기록문화 DB를 구축하고, 국내외 한국학 자료를 수집·정리하고 있다. 또한 개인기록을 통한 지역현대사 재구성을 목표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전북대 쌀·삶·문명연구소 SSK개인기록연구실 역시 개인이 평생을 써 온 일기를 수년의 작업을 통해 『창평일기』와 『아포일기』라는 책으로 완간하며 개인기록을 통한 지역 현대사를 재조명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호남 대표 실학자인 황윤석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연구하는 이재연구소와와 구한말 호남유림인 간재학파의 학통과 사상을 정립하는 ‘간재학연구소’ 역시 한국학 연구와 함께 최근 덕진도서관에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기로 하는 등 이 분야 중심이 되고 있다.

▲ 전북대, 한류문화 확산의 중심

매년 방학 때면 전북대 캠퍼스에는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외국인들로 가득하다. 전북대가 매년 자매결연을 맺은 외국 대학 학생들을 대규모로 초청해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인 필링코리아(Feeling Korea)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올해 동계 방학 필링코리아 프로그램에만 5개국 26개 대학에서 473명이 참여해 오는 2월 26일까지 한국어 말하기 수업과 한국 전통문화 체험을 하면서 한국을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있다. 2002년부터 시작돼 벌써 10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 필링코리아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문화를 체험한 외국인 학생들은 자국으로 돌아가 한류 확산의 중심이 되고, 유학생 유치로도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가는 등 긍정적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CK사업단 학생들을 중심으로 직접 외국에서 한류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신한류 창의인재 양성사업단은 올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신한류 페스티벌을 연 것을 비롯해, 지난해엔 미국 애틀란타와 필리핀 등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축제를 열어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지역선도대학육성사업단은 도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한류 확산과 유학생 유치 등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

▲ 전북대, 전통 한옥 건축 교육의 메카

‘한옥 교육’하면 전국적으로도 전북대가 손꼽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학원 과정에 한옥학과가 설치돼 있고, 한옥건축기술종합센터(센터장 남해경)를 중심으로 한옥 관련 다양한 이론과 실기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옥설계 전문인력양성사업 교육기관’에도 선정돼 국내 한옥교육의 중심 기관임을 입증하고 있다.
때문에 한옥과 목조건축에 관심이 많은 전국의 건축사들이나 미래 동량들이 전북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
이같은 전국적인 관심은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기 때문이다. 인간문화재 제74호 최기영 대목장을 비롯한 대학 교수진들이 전주캠퍼스에서 이론 강의를 실시하고, 고창캠퍼스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한옥건축 실습장을 설치해 한옥기능인력양성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한옥 시공 실습을 통해 정자를 직접 건축해보고, 이를 캠퍼스나 지역 기관에 기부하며 대학 곳곳이나 박물관, 국립무형유산원 등에 고풍스런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전국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한옥건축 체험캠프’라든가 ‘부모와 함께 하는 어린이 한옥캠프’, ‘외국인 한옥캠프’, ‘대학생 한옥캠프’ 등 다양한 과정 운영을 통해 한옥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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