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통신업계가 ‘해지 방어’를 요청하는 통신소비자들이 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정기적으로 통신사에 요금할인 혜택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요구없이 오랫동안 같은 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4일 도내 통신업계에 따르면, 해지 의사가 없으면서 정기적으로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초고속인터넷이나 인터넷 TV(IPTV) 등을 끊겠다고 말한 뒤, 해지방어를 문의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해지방어란, 사용 중인 초고속인터넷이나 인터넷 TV를 해지하고 싶다고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이동통신사 해지방어 부서에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상품권을 증정하거나 요금을 할인해 주는 것으로 말한다.

이에 고객들 역시, '해지방어‘를 이유로 노골적으로 상품권이나 요금할인 혜택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

통신사로서는 초고속 인터넷과 인터넷 TV 이용자를 빼앗기면 부가가치가 높은 휴대전화 고객까지 경쟁사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해지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내 A 통신사 고객센터 관계자는 “번호 이동이 감소하고 해지고객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통사 별로 경쟁이 매우 심각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해지방어에 성공했다는 고객들이 늘면서, 아무런 요구 없이 오랫동안 같은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해지 방어에 성공하지 못하면, 도리어 박탈감까지 느끼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 김 모(36․전주 삼천동)씨는 “해지 방어에 성공했다는 주변 동료를 보고, 처음에 무슨소리인가 했다”며 “이야기를 들어보니, 해지를 하겠다고 우기면 요금할인 혜택을 주고, 그냥 평소같이 계속 사용하는 고객들은 별 다른 혜택이 없다니 어이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 고객센터 관계자 역시 “해지방어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은 없고, 회사에서는 무조건 해지고객은 막아야 한다고 압박하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며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고 말했다./박세린기자․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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