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4일 전주 A웨딩컨벤션에서 열린 (사)전북나눔재단 송년회에는 400여명의 손님이 참석했다. (사)전북나눔재단에서 '함께하는 세상 만들기'를 주제로 송년회를 열고 전주 진북동 어르신 300여명과 다운지역아동센터 원생들을 초청했다. 이상한 점은 (사)전북나눔재단은 회원 기부금과 회원 참여로만 봉사활동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후원기업이 있거나 회원 중 재산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사)전북나눔재단은 정부 및 지자체, 기업 등으로부터 한 푼의 지원금을 받지 않으면서도 도내 대기업 봉사 수준인 연간 1억원 이상의 기부 및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봉사단체를 3년간 이끌어 온 진우선 이사장(49)을 만났다.

◆특별한 봉사단체

이날 송년회에는 김승수 전주시장과 김윤덕 국회의원, 지역 시의원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일반 봉사단체가 1년간 해내기에는 큰 액수(1억1,300만원)를 기부해오고 있다"며 "더욱이 외부의 아무런 도움도 없이 3년간 꾸준히 이어오기에는 어려웠던 봉사활동을 (사)전북나눔재단이 진행했다"고 입을 모았다.
젊은 회원들도 상당비율 포함된 (사)전북나눔재단을 대한민국 내에서도 보기 드문 단체로 인정한 것이다.
이 지역 남모 시의원은 "전주에만 500여 봉사단체가 연간 100억원의 지원금을 서로 가져가려 노력할 때도 (사)전북나눔재단은 지원금을 신청한 적이 없었다"며 "이 단체가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지난 3년간 보여줬던 믿음은 20~30년 된 봉사단체보다 신뢰가 더 갈 정도"라고 칭찬했다.
진우선 이사장도 인사말에서 "(사)전북나눔재단이 설립 3년만에 대단한 성장을 이뤘다"며 "이 모든 결과는 회원님들의 힘과 노력"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행사에서 (사)전북나눔재단은 '대한민국 좋은 정책'에 선정된 전주시의 '엄마의 밥상' 사업에 1,000만원 지원을 비롯, 지역 중·고등학생 20명에게 30만원씩 장학금을 전달하고, 진북동사무소에 올 겨울 저소득층이 사용할 연탄 1만장을 기탁했으며, 다운아동센터와 완주군 예수재활센터에 각각 200만원씩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2016년 3가지 계획

(사)전북나눔재단은 이날 2016년 계획을 크게 3가지로 발표했다.
먼저 전주시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엄마의 밥상' 사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우리 주변의 밥 굶는 18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매일 도시락을 전달하는 '엄마의 밥상' 사업이 재단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전북나눔재단은 전주시에 분기별 1,000만원씩 연간 4,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에 공동체가 살아있음에 시장으로서 감동을 느낀다"며 "매일 새벽 2시부터 도시락을 준비해 학교 급식 외에 아침·저녁을 거르는 학생들에게 이를 전달하고 있다.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두 번째는 일명 '장발장 은행'으로 알려진 '주빌리 은행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매년 2억원을 재단에서 출연하고 추가 기부금을 모아 연간 지역 장기채무자 최소 1,000명 이상을 구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진 이사장은 "정부의 파산면책제도가 복잡하고 업무대행비만도 100~150만원인데, 실제는 이정도 금액도 없는 장기연체자가 너무 많다"며 "약탈적 대출 문제로 장기간 고생하는 서민들 때문에 사회에 그늘진 곳이 더욱 늘고 있다고 판단, 이들을 구제하는 것이 재단 목표에도 부합해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남시 등이 시작한 '롤링 주빌리' 운동으로 고통받는 지역 채무자들을 구원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원 의지를 확실히 했다.
이와 함께 재단은 매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까지 지역 소외계층 및 노인 300여명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진행할 수 있는 급식소를 만들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재단은 건물을 물색하고 있다.

◆봉사활동

(사)전북나눔재단은 진우선 이사장을 비롯, 100여명의 봉사회원들이 세운 단체로, 지난 2014년 말에서야 법인설립이 허가된 봉사조직이다.
회원들은 원래 국제적인 유명 봉사단체에서 활동했었다.
그러나 기부금에 대한 불투명한 회계 등 진정한 봉사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 "제대로 봉사하자"는 회원들이 모여 지난 2013년 (사)전북나눔재단 발대식을 갖고 봉사에 들어갔다.
(사)전북나눔재단은 매월 약 5회, 연간 약 50~60회의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매월 첫째, 셋째 목요일에는 지역 독거노인들에게 6종의 반찬이 배달된다. 밑반찬 종류가 많아 독거노인들이 최대 10여일간 먹을 수 있게 된다.
전주중앙시장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회원의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반찬배달 후 오후에는 덕진구 다운센터나 완주군 예수재활원에 들러 물품을 전달하고 청소봉사를 병행한다.
또 월 1회 완주군 화산면 한마음화산병원으로 미용봉사를 나간다. 정신지체 가족이 병원에 있는 회원의 권유로 시작해 꾸준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에서 미용과 청소, 말벗 봉사를 하고, 역시 오후에는 재활원 등에 물품을 전달하고 청소봉사를 병행한다.
봉사에는 보통 20~30명의 회원들이 참석하는데, 회원 가족과 학생자녀도 참여해 수가 확대되고 있다.
봄 여름 농번기에는 농촌일손돕기에도 나서기도 한다.

◆특별한 회원들

(사)전북나눔재단의 지속성은 회원들의 특성에서 나온다.
가장 적극적인 봉사활동 참여자인 회원들은 주부나 개인사업자들인데, 이들의 봉사활동 경력은 10~20년을 훌쩍 넘는다.
물론, 가족 중 봉사를 받아야 할 소외계층이 있는 회원도 포함됐으나, 경력 있는 봉사활동자들의 결합체여서인지 활동 내용이 정확하고, 또 지속 가능성도 높다.
특히, 회원들의 봉사활동은 질적·양적으로도 타 단체와 차별된다.
회원 자녀가 학생인 경우 봉사증이 필요해 전주시자원봉사센터에서 회원들의 봉사시간을 확인하고 있는데, 연간 회원 평균 200시간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에 학생 5명이 전북도로부터 상장을 받았으며, 성인들은 봉사증을 근거로 자부심을 갖게 됐다.
회원들에 대한 신뢰성을 근거로 진우선 이사장은 회원 누구나 운전할 수 있는 카니발 승합자를 최근 구입했다.
지역 교통약자가 부르면 회원 누구나 도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진 이사장은 "이밖에도 가까운 회원들 조차 모를 정도로 정기적으로 타 봉사활동에 나서는 회원들도 있어 재단 회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등 진정성이 가득한 회원들의 봉사활동에 서로가 감동하고 고마워한다"고 말했다.

◆이상한 출처

(사)전북나눔재단은 기업과 지자체 등에서 보조금을 전혀 받지 않고 3년간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2015년에도 1억1,300만원의 봉사활동비를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해결했다. 대형유통업체가 연간 한 자치단체에 지원하는 수준 정도다.
하지만 회원들 모두 부유한 계층도 아니어서 이러한 봉사활동비를 만들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재단에서 건당 2,000원의 봉사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대리운전번호를 운영하고 있지만, 생계형 대리운전자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인들 위주로 대리운전번호를 이용하면서 연 평균 700만원의 기부금을 모은다.
이 금액은 교육청 추천 중고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에도 모자란 액수다.
후원통장 계좌는 투명하게 운영된다.
봉사비용은 어디에서 나올까?
비용의 대부분은 진우선 이사장 및 고액 기부회원들에게서 나온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이들의 기부금 출처가 여느 봉사단체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진우선 이사장을 비롯, 몇몇 고액 기부회원들은 투자자문회사를 계획할 정도로 주식거래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이익금의 상당액을 기부했는데도 이들은 원금 회수를 한참 전에 끝내고, 재단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주식거래 이익이 중단될 경우 봉사활동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킨듯 재단 자체 투자금 상당액도 이미 확보했다.
내년 재단이 사용할 기금으로 건물을 구입할 계획도 세우고 있을 정도다.
건물을 구입하면 무료급식소 및 재단사무실을 해결하고, 재단 투자 이익금으로는 봉사활동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전북나눔재단의 주빌리 은행 활성화에 대한 계획도 이렇게 충분한 기금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다.
아울러 진 이사장은 생활이 어려운 회원들에게는 재단이 일정액 자활기반을 빌려줌으로써 독립을 도와 생활안정은 물론, 봉사활동도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복안을 가졌다.
기업 및 자치단체에 기부금을 신청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진 이사장은 "시 등에서 300~5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어려운 사람을 조금이라도 더 돕고 싶지만, 각종 서류 및 행정간섭으로 회원들이 봉사활동 중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2015년 (사)전북나눔재단 봉사활동 일지 중에서

1월 22일 - 겨울비가 내린다. 혼자 계신 어르신들을 생각해 서두른다.
정모 할머니가 고맙다며 김을 선물로 주셨다.
2월 13일 - 진북문화마당에서 설 맞이 독거노인 및 불우이웃 110명에게 점심식사 및 선물(멸치) 증정
2월15일 - 완주군 화산면 한마음 사랑병원 미용봉사.
가족들이 면회 오니까 잘 깍아 주라며 부탁하는 사람. 봉사자들은 가위질 하나 조심조심 세심해진다.
속상한 일이 있었던 회원들도 이곳에서는 예의를 배우고 마음을 다잡는 것 같다.
2월17일 - 이금자 독거노인께서 3만원을 기부하셨다. 좋은 일에 사용하겠습니다.
5월 4일 - 김윤숙 회원이 혼자 나눔행사를 하는 곳에 동참했다.
김윤숙 회원이 통닭, 과자, 떡, 음료수 등을, 전북나눔재단은 20kg 쌀 10개를 준비해 출발.
소양면 송기순 여사의 재활원에는 정신박약자 등 재활 대상자 37명과 돌보는 사람까지 60여명
호적도 없는 아이들을 데려다 키운지 25년 째, 당신들으로부터 행복을 느끼고 배웁니다.
5월 31일 - 최석주 회원의 모내기에 참석해 모자란 일손을 거들고 모판을 옮겼다.
남은 시간 바닷가에서 조개도 잡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7월 1일 - 완주군 소양면 예수재활원에 에어컨을 설치해주고 쌀 20kg 10포대와 수박 3통을 전달했다.
화장실과 재활원 원생들이 생활하는 방을 청소하고 식사준비를 도왔다.
7월 20일 - 전주완산고 학생 10명에게 장학금 전달.
1인당 31만8,000원, 1년에 4회, 3년간 학교에서 선발하는 학생에게 지급키로.
8월 20일 - 덕진다운아동센터에 쌀 20kg 10포대와 과자, 과일, 음료수를 전달하고, 센터내 청소와 설거지, 식사준비도 도왔다.
8월 20일 - 반찬을 드리고 아프신데는 없는지 묻고 말동무도 해드린다.
정영자 할머님께서 호박엿을 나눠주며 맛있게 먹으라고 하신다.
9월 3일 - 추석맞이 이웃돕기 성금 600만원을 덕진구청에 전달.
성금은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으로 독거노인과 기초수급자 등에 전달된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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