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문을 열고 소규모 단막극과 창작극을 비롯한 130여회의 다양한 공연을 마련하는 등 정읍 발레인구를 확대해온 전북발레시어터가 전막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건 2013년이다.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고 기량도 뛰어나야 해서 전북에서는 이를 선보이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나, 2년 전 발레 불모지에서 무리 아닌 무리를 해 가며 ‘호두까기인형’을 펼쳐 전 좌석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돈키호테’ 전막을 시도, 단체 관람객은 물론 시민들이 좌석을 가득 메우면서 전막이 가능한 단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그 여세를 몰아 첫 전막작인 ‘호두까기 인형’을 다시 한 번 전주에서 선보인다.

전북발레시어터와 클나무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주최하고 사답법인 전북예술문화원이 주관해 14일과 1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가족발레 ‘호두까기 인형(The Nutcracker)’이 그것.

무더운 여름, 역동적이고 유쾌한 코믹발레 ‘돈키호테’로 활력을 불어넣었다면 가을과 겨울 사이, 매년 연말을 장식하는 가족발레 ‘호두까기 인형’으로 한 발 앞선 따스함을 전한다. 이미 한 번 해 본 작품이고 원작이 갖고 있는 틀도 분명하지만 발레시어터 특유의 색깔을 반영하는 한편 이전과 차별화하려는 노력을 덧댄다.

몸짓에 치중하던 전과 달리 함께 전북공연장상주단체지원사업에 참여하며 인연을 맺은 부안의 클나무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손잡고 생생하면서도 웅장한 음악으로 감동을 더한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설 또한 잊지 않는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의 작가 E.T.A.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쥐의 임금님(1819)’을 대본화한 것으로 크리스마스 선물로 호두까기인형을 받은 소녀 클라라가 꿈속에서 인형이 쥐의 대군을 물리치고 아름다운 왕자로 변하는가 하면 클라라를 과자의 나라로 데려가는 등 환상의 나라로 간다는 줄거리다.

공연에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장으로 향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를 비롯해 주인공 클라라가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받는 ‘파티장’, 이를 가슴에 껴안은 채 꿈의 나라를 활보하는 ‘클라라의 침실’, 썰매를 타고 신비의 나라로 향하는 ‘한겨울 숲 속’ 등 1막 4장이 이어진다.

더불어 과자들을 의인화한 세계 각국의 춤, 왕자와 주인공이 풀어내는 아름다운 사랑의 2인무가 눈길을 끄는 2막과 지난밤 즐거운 꿈을 생각하며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는 에필로그가 자리한다.

R석은 3만 원, VIP는 5만 원. 문의는 283-2511./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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