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장수지역에서 전북 동부지역 최초로 후백제 집수시설이 확인됐다.

장수군(군수 최용득)은 군산대학교 박물관(관장 김종수)과 학술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장수 합미산성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후백제 집수시설이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합미산성은 장수군 장수읍 대성리 위치한 석성으로 둘레는 392m에 성벽은 정연하게 다듬은 석재가 사용됐고 이러한 성벽의 축조방식은 후백제의 ‘전주성’으로 알려진 전주 동고산성과 유사한 것으로 현재 전구간의 성벽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이번 발굴조사는 산성 내 가장 지형이 낮은 동남쪽 평탄대지의 일부 구역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확인된 집수시설은 자연암반층 위에 성벽의 축조재료와 동일한 치석된 할석으로 축조됐고 하단부 한 변의 길이가 3m 내외인 정방형으로 내측의 단면은 계단식을 이루고 있으며 벽석의 뒤쪽과 바닥에는 누수 방지를 위해 점성이 강한 점토를 채웠다.

특히 바닥면에서는 9∼10세기경에 유행한 대부완과 뚜껑 등이 비교적 정연하게 출토되어 집수시설의 축조 및 운영 시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집수시설 내부에서는 삼국∼나말여초기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기와편과 토기편 등이 출토됐다.

이 밖에도 합미산성에서는 삼국시대 축조된 소형 집수시설과 건물지 관련 축대시설 등이 조사되었으며, 인각와, 와당, 토기편 등 삼국∼후백제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한편, 최용득 장수군수는 이번에 확인된 장수 합미산성의 집수시설을 통해 후백제의 최전방으로서의 중요성이 확인되었으며 향후, 가야와 후백제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장수지역의 문화유산을 밝히는 데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23일 오전 11시 합미산성 발굴현장에서 관련전공자와 일반인에게 현장을 공개하며, 현장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장수=엄정규기자·cock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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