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민속예술단으로 시작해 1997년 단원 상임화를 시행하고 1999년 국악단으로 개칭, 정기공연과 청소년 및 대학생 협연, 찾아가는 음악회, 타 지역 및 해외 순회공연을 진행하며 전주를 대표하는 국악단으로 자리매김한 ‘전주시립국악단’이 뜻깊은 날을 맞았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자 고군분투한 정기연주회가 어느덧 200회에 다다른 것. 10년 넘게 상임지휘자로 함께해온 신용문이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추는 자리기도 해 더욱 눈길을 끈다.

28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memories 200 and FANTASY’를 부제로 열리는 연주회에서는 궁중음악, 정재무용, 판굿, 창작관현악(위촉초연) 등 폭 넓은 레퍼토리로 전통과 창작,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한편 위촉초연곡을 여럿 마련해 그 의미와 기량을 더할 전망이다.

그 첫 번째 공연은 자연과 더불어 태평시절을 누리고 싶다는 이상을 담은 궁중음악 ‘보허자’로 집박은 장준철 악장, 창사는 장재환 최경래 단원이 맡는다. 뒤이은 정재무용 ‘처용무’는 궁중무용 중 유일하게 사람 형상의 큰 가면을 쓰고 5명이 추는 춤을 가리키는데 화려하고 현란하며 활기차고 씩씩한 게 특징이다.

전북도 지정 무형문화재 나금추 선생을 비롯한 20여명이 참여하는 ‘판굿’에서는 객석에서 무대로 이어져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으며 부안우도농악의 정수를 엿볼 수 있다. 위촉초연곡 중 하나인 관현악 ‘달의 서곡’은 이화여대 출신의 작곡가 강솔잎의 작품.

우리 민족의 기원 및 소망을 둥근달에 비유하고 달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상징성을 표현한 곡으로 부포놀이의 일인자 나금추 선생 외 6명의 부포놀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백규진 작곡의 관현악 ‘왕의 귀환’은 찬란했던 옛 조선왕조의 모습을 전통 대취타 선율인 무령지곡을 통해 새로이 풀어내 씩씩하고 웅장한 맛을 낸다.

마지막을 장식할 두 곡은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 후 영화음악 감독 겸 작곡가로 활동 중인 이지수의 위촉초연곡이다. 그 중 ‘아리랑 랩소디, 한 오백 년’은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로 초연 발매돼 잘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는 국악관현악으로 위촉 편곡해 들려준다.

피아노의 힘 있는 멜로디와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연주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성남시립국악단원 김나니가 노래한다. 관현악 ‘전주아리랑’은 작곡가가 느낀 전주만의 이미지인 '흥' '어울림'을 현재 전주 느낌과 융합해 판소리 솔로와 합창, 국악관현악, 서양악기로 웅장하게 구현된다. 여기에는 전주판소리합창단이 함께한다.

국악단 관계자는 “여러 측면에서 뜻깊은 자리가 아닐 수 없다. 정갈하고 아름답지만 때로는 역동적인 선율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281-2766./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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