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천 집행위원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올해 소리축제의 또 다른 특징은 ‘전북 예능·예술인들의 올림픽’이다. 국악 전공생부터 농익을 대로 익은 명창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총망라했는데, 매년 조금씩 일부만 참여하는 것보단 일정주기에 한 번씩 전북의 창의적인 힘과 원숙한 기량을 집결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국악과 양악을 막론한 지역예술단체들이 전북을 소재로, 전북이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내놓은 결과물들을 속속들이 살펴보자. 먼저 나라국악관현악단은 전주시립예술단 기획공연으로 2002년 전주월드컵 문화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던 ‘혼불(10일 오후 5시 소리전당 모악당)’을 보다 원숙하고 완성도 있는 대서사음악극으로 재구성한다.

‘혼불’의 작가 고 최명희와 이번 연주자 등 시대는 다르지만 우리 고장이 낳은 예술가들이 만들어내는 합작품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북농악 명인전(8일 오후 5시 소리전당 모악당)’은 전국의 젊은 국악인을 대상으로 하는 폐막작과 무게를 맞추고자 마련됐으며 굿판에서 젊음을 바치고 예술혼을 불태웠던 예인들의 노익장이 흥과 열기를 더할 전망이다.

정읍사국악단은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올해 5월 초연한 가족창극 ‘쪽빛황혼(8일 오후 6시 소리전당 놀이마당)’을 다시금 선뵌다. 판소리극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전통연희를 통해 가족과 부모의 의미를 되새기게끔 한다. 

전북도립국악원 교수인 김 연 명창과 도 대표 어쿠스틱 밴드 휴먼스의 기타리스트 안태상은 ‘김연&안태상(9일 오후 3시 30분 소리전당 놀이마당)’을 통해 소리와 기타의 예상치 못한 화음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2010년 도내 젊은 국악인들이 뜻을 모은 ‘벼리국악단(11일 오후 5시 50분 소리전당 놀이마당)’과 북 연주에 신디사이저 화성을 더해 묘한 신비감을 전하는 타악그룹 ‘아퀴(8일 오후 5시 소리전당 놀이마당)’도 주목할 것.

양악도 빼놓을 수 없다. 호남오페라단은 한국을 대표하는 테너 10명이 함께하는 ‘텐 테너스(11일 오후 5시 소리전당 모악당)’를 꾸린다. 신동원 이정원 김남두 하만택 김지호 이동명 이재욱 윤병길 김동원 이성민 등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그들의 소리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클나무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클래식을 지향해 온 행보를 이어간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에 전자피아노와 드럼을 더한 색다른 구성이 돋보이는 ‘클나무 앙상블(10일 오후 5시 40분 소리전당 놀이마당)’이 그것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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