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덕섭 행정자치부 창조정부조직실장은 지난 2013년 12월 고향인 전북도행정부지사에 취임 이후 가장먼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건설업체와 익산국토관리청 등 건설관련 발주기관 및 유관단체간의 긴밀한 협조를 구하는 지역건설산업활성화위원회를 열고 발주기관의 적극적인 공조와 협조를 받아내는 일을 우선으로 했었다.
고향 발전의 한 축이 되고 있는 도내 건설업체들의 어려운 실정을 보고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 가장 먼저 나선 것이다. 고향을 너무나 사랑했던 그는 지금도 구수한 전라도 사투 목소리만 들어도 환하게 웃는다.
심 실장은 현장 중심의 행정을 강조했었다. 그는 도청 공무원들에게 논어의 ‘절문이근사(切問而近思, 절실하게 묻고 가까운 일상에서 구체적인 답을 찾아라)’를 들며 도민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심 실장은 1년여의 임기를 마무리하고 현 정권의 핵심 부서인 행정자치부 창조정부조직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창조정부조직실은 기획재정부 예산실과 함께 가장 영향력이 큰 부서로 손꼽히고 있다. 국가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다.
창조정부조직실은 정부 3.0업무를 주관하는 부서로 정부와 행정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또 중앙정부의 조직과 인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국정현안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북 부지사로 재직하다가 행정자치부로 복귀한 지 10개월이 되어가는 데, 최근의 근황은?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가는 것 같다. 작년 이맘 때 쯤에는 지역별로 독특하고 다채로운 축제가 열려, 부지사로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인사말씀도 하고 우리 고향의 자연과 역사를 깊이 재음미하는 시간을 보냈었다. 정읍의 구절초 축제, 김제의 지평선 축제, 고창의 모양성제 등등. 엊그제 일 같은 데 벌써 1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서울로 자리를 옮긴 후, 지난 10개월간 저의 머리 속은 온통 정부 3.0으로 꽉 차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딱딱한 업무를 하다 보니,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과 멋스러움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었던 전주에서의 작년 한해가 많이 그리워지곤 한다.

 그러나 국민들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 드리기 위해서는 정부 3.0이라는 과업을 완수하는 것도 저에게 부여된 소명이라는 생각으로 현재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재직 중인 창조정부조직실장이 어떤 자리이며, 무슨 업무들을 담당하고 있는지?

▲우리 실은 3개의 국과 14개의 과로 구성되어 있는 데, 크게 세 가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우선,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정부 3.0’업무를 주관함으로써 정부와 행정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또한, 중앙정부의 조직과 인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국정현안을 뒷받침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다. 아울러 행정업무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행정제도를 개선하고, 개인정보의 보호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시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 역시 중요한 업무다.
통상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중앙부처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큰 부서로 기획재정부 예산실과 함께 행정자치부 창조정부조직실이 꼽히는데, 그만큼 업무 범위도 넓고 국가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다.

-요즘 관공서에서는 정부 3.0이 엄청 뜨고 있던데, 실장님이 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 3.0은 도대체 뭔가요? 쉽게 설명해 달라

▲정부3.0은 현 정부의 정부혁신 패러다임을 말하는 데, 궁극적으로 정부를 변화시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공공 정보나 데이터를 개방하고 이를 국민들과 공유함으로써, 행정기관 간에는 칸막이를 없애 국민들에게 행정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원스탑으로, 선제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편리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국민들은 정부가 개방한 공공정보와 공공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사회적 일자리도 창출토록 하게 하는 것이다.

 벌써 3년차에 접어든 정부 3.0 정책으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아주 훌륭한 성과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정부 3.0이 그렇게 좋은 사업이라면, 우수 사례를 한두 가지 소개해 달라.

▲이미 언론에 많이 보도되었지만, 지난 6월 30일 개시한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는 정부 3.0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상속절차를 진행시키기 위해 최대 7군데의 기관을 찾아 다녀야 했다. 사망신고는 주민센터에, 부모님 재산 확인은 구청 지적과에, 세금은 또 세무서에. 관청 뿐 아니라 은행과 보험사에도 발품을 팔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주민센터 민원실에 사망신고를 할 때 상속재산도 한꺼번에 조회해 달라고 요청하면, 그 결과를 휴대폰 문자나 인터넷으로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신분증을 보여주고 신청서 한 장만 쓰면 사망자의 금융재산, 토지, 자동차, 국민연금, 국세와 지방세 정보를 모두 받아볼 수 있게 되었으니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든다.

 또, 독자 여러분도 잘 기억하고 계실 것이다. 운전면허를 발급받거나 재발급 받고자 할 때, 운전면허시험장에서 4000원을 내고 신체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신체검사를 별도로 받지 않아도 바로 운전면허를 발급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건강보험공단에 보관하고 있는 본인의 건강검진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기관 간에 협업이 이루어 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부 3.0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주위에 함께 있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창업에 성공한 좋은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해서 창업에 성공한 사례는 매우 많다. 데이트 코스를 추천해 주는 ‘데이트 팝’이라는 어플은 한 여대생이 관광공사가 개방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개발한 것으로 청소년들에게 인기 최고다. ‘레드테이블’이라는 종합 레스토랑 정보 어플도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투자가치가 인정되어 수억 원의 투자도 받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서울버스 앱은 이미 유명함을 넘어 어마어마한 경제적 수익효과도 창출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개방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쏟지 않았던 버스이동 정보를 한 고등학생이 이를 활용하여 서울버스 앱을 만든 성공신화는 공공데이터가 가져다주는 무한한 가능성을 직접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정부는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건축, 부동산, 상권 등 36대 국가중점 대용량 데이터를 개방하는 ‘데이터 빅뱅’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본격 추진해 오고 있으며, 민간의 창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미래부, 중기청 등과 공동으로 창업기업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화제를 바꿔보겠다. 중앙에 올라가 보니, 거기에서 보는 전북의 모습은 어떻던가?

▲한걸음 먼발치에서 보면, 최근 들어 우리 전북의 도기(道氣)가 크게 되살아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새만금 개발사업, 연구개발 특구지정, 각종 문화유적지의 국가관리 전환,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의 전북유치 등 지난 수년 동안 어렵게 어렵게 추진해 오던 전북의 현안사업들이 최근에 속속 해결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성과는 전북지역 정치권의 일치단결, 전북도의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전북도민의 뜨거운 열망이 함께 어우러져 이루어낸 성과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우리도가 갖는 유별난 애향심도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이처럼 도기(道氣)가 상승하고 도운(道運)이 융성하고 있는 시점에 그 기(氣)와 운(運)을 잘 살려나가 더 좋은 기회들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북이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보는가.

 ▲우리 도는 과거 경제성장기에 다른 지역에 비해 발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왔고, 그것이 도민들에게는 아픈 상처로 전해져 내려왔다. 우리가 흔히 쓰고 듣는‘3% 경제’라는 자조적 표현은 이런 우리 도민들의 정서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기를 넘어 삶의 질이 강조되는 요즘에는 우리도는 참으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재평가 되고 있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천혜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풍부한 전통문화는 미래 전북의 어마어마한 관광자원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새만금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우리 전북은 산업에 있어서도 또 한번의 도약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이로서 살기 좋은 지역, 살고 싶은 전북시대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에 개발에서 소외된 것이 현대사회에는 오히려 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줄이야 누가 예측이나 했겠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갖고 힘차게 도전할 때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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