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하진 도지사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가운데 “예, 아니오 만 답변해라!” 호통만 치고 자신의 질문만 끝나면 자리를 비우는 바쁜 의원들로 의원석이 비어있다. 지역구 챙기기 바쁜 의원님의 속사정이야 이해가지만 바른 정책을 위한 견제의 임무를 우선하는 의원으로 자리가 꽉 찬 국감은 요원하다. /장태엽기자·mode70@

대통령 공약으로 시작된 국책사업인 새만금이 24년째 속도를 내지 못하고 터덕거리는 총체적 난맥상에 대한 지적이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관련기사 3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2일 전북도청사 대회의실에서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을 피감기관으로 한 국정감사를 갖고 지지부진한 새만금 사업을 겨냥해 한목소리를 냈다.

포문은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군·신안군)이 열었다. 이 의원은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에게 “새만금청은 지난 2013년 6월에 전북 새만금으로 청사를 이전하겠다고 했다”며 “현재까지 왜 이전을 하지 않고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청사이전과 관련된 관련부처인 행정자치부와 기획재정부는 물론, 청장과 간부들이 새만금으로 이전하겠다는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은 “새만금 어디에 청사가 들어서야 할지 확인을 해야 한다”면서도 “새만금 사업 진행상황이나 개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에 이 의원은 “이러니 정부가 안 해주는 것 아니냐”며 “청사 이전문제가 지지부진한 이유를 관련부처를 통해 확인해보니 새만금청의 노력이 매우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만금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인 새만금개발청도 오지 않는 새만금 지역에 어느 기업이 투자를 할지 의문”이라며 “청사 이전과 관련된 예산 10억원을 ‘쪽지예산’으로 넣는 한이 있더라도 의지를 갖고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같은당 김윤덕 의원(전주완산 갑)은 “청장 출장 일수를 보니 정상적으로 근무한 날이 1년 중 39일이었고, 올 1월에는 세종시 청사 근무가 단 하루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개발청에서 운영하는 고문단과 자문단 등의 회의 실적도 전무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자 이 청장은 “필요할 때 식사를 하며 듣던지 전화통화로 자문을 얻는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수십년간 흐지부지 진전이 없는 새만금 사업을 두고 담당 기관장이 그걸 답변이라고 하느냐”고 목에 힘주어 따져 묻는 등 한 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새만금 한·중 경제협력단지에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강동원 의원(남원시·순창군)은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새만금청이 중국 측과 맺은 양해각서(MOU)는 올 5월 ‘산동성 연태시와의 포괄적 상호협력’ 단 한 건”이라며 “마치 한중경협단지가 있는 것처럼 뜬구름잡고 포장하는 것은 전북도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광주 서구을)은 지난 2011년 삼성그룹의 새만금 투자 MOU 체결과 관련, “지역여론은 삼성 투자가 제대로 될 것이냐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채찍질이 있어야 한다”고 새만금청장을 향해 추궁했다.

이 청장은 “삼성 MOU 체결 이후 실무진 차원에서 삼성과 3차례 만남을 가졌다”며 “우리 청 과장급이 MOU 체결당시 상무였던 관계자를 만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강 의원은 추가질의를 통해 “청장이 직접 나서 만나도 부족할 판에 직원을 보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석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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