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디서든 연락이 가능하고 지구 반대편에 가 닿는데 채 며칠이 걸리지 않는 오늘날, 소통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존재가 됐다. 반면 한국음악계는 예왼데 저마다 색깔이 강해 융화되지 못하는데다 그것을 지켜가고자 문고리를 걸어 잠근 탓이다.

개성 혹은 차별화는 나란히 놓고 봤을 때 더욱 분명해진다는 공감대에 따라 최근 들어 서로가 서로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도를 대표하는 국악관립단체 전북도립국악원과 국립민속국악원 또한 과감한 첫 시도로 그 행보를 좇는 중이다.

 

▲ 전북도립국악원, 호남 끌어안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하 전북도립)은 호남교류공연을 처음으로 시행한다. 전북과 전남, 광주를 아우르는 호남의 문화예술을 이해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마련했으며, 전남문화예술재단(전남도립국악단)과 광주시립국극단과 함께 매년 지역을 돌아가며 개최한다. 내년에는 개원 30주년을 맞는 전북도립이 위치한 전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올해는 ‘남도소리울림터’의 개관을 기념해 전남으로 향해 3일 오후 5시 ‘관현악으로 그리는-SORI 스케치’를 올린다. 전북도립의 경우 전통과 창작에 해당하는 대표곡들을 엄선해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고자 한다.

2006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위촉곡으로 힘찬 태평소 소리와 역동적인 타악 멜로디를 통해 전통문화의 발전과 도약을 기원하는 국악관현악 ‘공놀이’가 그 시작. 서용석류 대금산조를 관현악 협연곡으로 재구성한 대금산조 협주곡과 판소리 적벽가 중 불지르는 대목을 편곡한 판소리 협주곡이 잇따른다.

분명한 농현과 전성에 의한 성음놀이가 매력적인 최옥삼류 가야금산조 협주곡, 국악관현악의 웅장함과 B-boy의 자유분방함이 빚어내는 ‘멋으로 사는 세상’도 만날 수 있다. 061-285-6928.

 

▲ 국립민속국악원, 전북의 품으로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이하 민속국악원)은 10월 토요국악초대석으로 ‘제1회 문화예술단체 교류공연’을 기획, 매년 운영한다. 전주시립국악단(이하 전주시립) 및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하 전북도립)과 한 무대에 오르는 것도 이례적이나 국립으로 전북도와 다소 거리가 있던 민속국악원이 도를 끌어안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3일과 17일 오후 4시 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이뤄지는 ‘동행, 가을빛에 물들다’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악공연을 선사한다. 먼저 3일에는 민속국악원의 태평소와 관현악, 산조합주, 구음시나위와 살풀이, 전주시립의 관현악 ‘한벽루’, 창과 관현악 ‘남도민요’, 관현악 ‘공존’, 사물놀이를 위한 관현악 ‘신모듬’이 자리한다.

17일 민속국악원은 기악합주 뱃노래와 신뱃노래, 성금연류 가야금 산조, 호적염불풍류를, 전북도립은 창과 관현악 ‘흥보가 둘째 박타는 대목’, 창부타령 주제에 의한 피리협주곡, 모듬북 협주곡 ‘타’를 풀어낸다. 620-2332./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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