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가까운 빚더미에 허우적거리며 방만한 경영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전북도 공기업과 출연기관의 기관장들이 억대 연봉을 받는가 하면, 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도 산하 공기업·출연기관은 전북개발공사(공기업)를 비롯해 △전북경제통상진흥원 △전북신용보증재단 △전북인재육성재단 △전북생물산업진흥원 △전북테크노파크 △전북자동차기술원 △한국니트산업연구원 △전북발전연구원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군산의료원 △남원의료원 등 총 12곳이다.

이들 공기업·출연기관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1조7323억원에 달했다. 공급이 많을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공공 임대아파트 등을 주로 분양하는 전북개발공사가 527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군산의료원 417억원, 전북신용보증재단 336억원, 남원의료원 240억원, 전북자동차기술원 14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어 전북테크노파크 53억원, 전북경제통상진흥원 37억원, 전북인재육성재단 20억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세금으로 메워야 할 빚더미가 쌓여있는데도 전북도 산하 공기업·출연기관의 기관장의 연봉은 억대로 지급됐고 직원들의 성과급은 국내 30대 공기업 1인당 평균보다 많았다.

도 산하 12개 공기업·출연기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관장의 연봉이 1억원을 넘은 곳은 군산의료원(1억6900만원), 남원의료원(1억3300만원), 전북개발공사(1억400만원), 전북테크노파크(1억200만원), 전북발전연구원(1억원) 등 5곳이었다.

군산·남원의료원의 경우 의료계 특성상 고액 연봉이 불가피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3년간(2012∼2014년) 공기업·출연기관 임직원 3344명에게 지급된 성과급이 40억원에 달했다. 전북발전연구원이 1인당 평균 1985만원(33명, 총 6억55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해 가장 많았다.

이는 한국전력과 LH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국내 30대 공기업 1인당 평균 성과급(1400만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전북개발공사(1363만원, 62명)와 전북경제통상진흥원(1329만원, 24명) 등도 근접하게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이노근 의원은 “공기업과 출연기관의 부채는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만큼 경영에 대한 전반적 점검이 필요하다”며 “매년 되풀이되는 지적이지만 기관장의 연봉이나 임직원 성과급이 전북도민의 눈높이에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석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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