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내 재래시장과 양계농장들이 추석을 앞두고 전남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견되자 노심초사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가 방역체제 강화에 돌입했다.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AI에 시달렸던 전북으로선 전남지역 AI 발생으로 인한 추가 확산 우려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올 추석에 귀성객 160만명이 전북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AI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전북도 및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전남 강진과 나주의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바이러스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인접 담양과 광주로까지 확산됐다.

방역당국은 이번에 확인된 AI바이러스가 철새 등을 통해 해외에서 들어온 것이 아니라 국내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옮겨져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전국 곳곳에서 잠복해 있던 AI바이러스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는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AI 위기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되자마자 긴급 방역체제에 들어갔다.

현재 전북에는 842개 가금류 농장에서 3700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방역대책상황실을 유지하고,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객 등이 축산농가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현수막과 광고전단을 배부해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달 30일까지 농장 도축장과 사료공장 등 축산관련 시설에 대해 일제소독을 벌이고, 전통시장 산닭판매점 70여곳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벌일 예정이다.

아울러 전남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고창과 순창·남원 가금사육농가에 대해 전화예찰 및 소독을 강화하고, 농가를 방문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소독을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추석 대목을 앞두고 전북의 문턱인 전남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함에 따라 전북지역 양계농장과 재래시장 상인들은 AI가 확산될까 노심초사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김제지역에서 양계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아직은 전북까지 AI가 번지지 않았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라면서도 “지난해 AI가 발생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추석 대목을 앞두고 AI가 터져 조금이나마 기대했던 ‘추석 특수’마저 사라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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