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군고구마가 팔릴까? 시원한 아이스군고구마가 겨울 뜨끈한 군고구마보다 훨씩 달고 맛있다?상식처럼 굳어졌던 틀을 깨는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해 농업·유통에서 대박을 터뜨린 농업6차산업 성공모델이 전북 익산에 등장했다.농업회사법인 '미들채(유)' 이명주 대표(44)는 3년이란 어떻게 흘렀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그만큼 미들채의 성공 과정에서 변화가 컸기 때문이다.

미들채는 지난 2012년 8월 창업한 후 2년만인 2014년에 매출 14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타 6차산업체와 비교해 믿을 수 없는 속도의 성공이자, 매출액 또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아이스 군고구마'가 출시되자마자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스타팜'으로 지목됐고, 전북생물산업진흥원, 전북농산물품질관리원 등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농식품부가 주관하는 아이디어 콘테스트에서 출품작 1,000여개 중 50위에 속했으며, 올해 안에 '탑10' 제품군에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모든 성공의 열쇠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간편한 다이어트식
출발은 '이왕이면 맛있는 군고구마로 만들어 여름철에 시원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는 없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됐다.

이 대표는 "대표적 다이어트 식품이자 식사 대용으로 고구마가 각광받고 있어 여름에도 간편히 먹을 방안을 고민했다"며 '아이스 군고구마'가 필요에 의한 개발임을 설명했다.

이어 "보관 과정에서 쉽게 썩고, 30~40분씩 열기와 냄새를 참아가며 구워야 한다는 불편함 때문에 먹고싶을 때 못 먹는 단점을 해결하는데서부터 시작했다"며 "이를 연구한 끝에 국내 최초로 아이스 군고구마를 개발해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 없이 불가능했던 일
이 대표는 미들채의 '아이스 군고구마'가 타사가 흉내낼 수 없는 제품임을 자랑한다.

익산시농업기술센터·고구마연구회·원광대 커플링 사업단과의 연구 및 실패 경험 등 숨가쁜 과정을 거쳤다.

밤맛과 꿀맛의 중간 고구마종을 선택해 일괄 대량생산 기술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숙성을 통해 당도를 수정하는 과정까지 쉽게 얻어낼 수 없었던 산물이며, 디자인, 제조과정 및 제품명까지 모두 특허출원된 상태다.

이 대표는 "고구마를 높은 온도에서 구워 다시 급속동결시키면 수분 손실을 막고 군고구마의 맛은 유지하지만, 첨가재 없이 본연의 맛과 제형, 높은 당도를 유지하는 품종 선택과 적정 온도 및 기술을 정립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들채는 숱한 연구와 시도 끝에 적합한 기계 개발 및 노하우를 발견하고, 전분기가 밤고구마 같으면서도 호박 고구마보다 천연 당도가 1~2브릭스 높은 꿀고구마를 택했다.

결국, 식품박람회와 온라인, 모바일 등에서 대박을 쳤고, 갑작스런 물량을 위해 익산 뿐만 아니라 고창과 충남 논산, 경기 여주, 전남 해남 등지에서 고구마를 매입했다.

이 대표는 "종자가 단 고구마를 구워 당도를 높인 후, 숙성으로 다시 당도를 끌어올리고, 차게 먹을 경우 더욱 단맛을 느끼는 과정까지 남녀노소 모두 '아이스 군고구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며 "소비자들은 냉동 제품을 '1/3 정도 녹인 후 먹을 때가 가장 달고 맛있다'고 평한다"고 말했다.

●믿을 수 있는 채소
미들채(맛있는 들녘 채소의 줄임말, 믿을(미들) 수 있는 채소의 소리말)를 통해 제품을 소비자들의 식탁 위에 자신있게 내보이겠다는 이명주 대표는 건강식에 대한 남다른 각오도 갖고 있다.

이전에 친환경농산물 유통을 시작한 것도 건강하고 맛있는 채소를 나눠주겠다는 목표에서 시작했다.

여기에 시장 흐름을 놓치지 않고 사업 전환을 시도할 수 있었던 이 대표의 과감한 추진력이 '아이스 군고구마'를 탄생시켰다.

이 대표는 "본래 고구마 유통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가격 등락폭이 너무 심해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6차산업이 추세인 만큼 아이스 군고구마 사업을 기획, 생산부터 판매까지 직접 해보기로 했다"고 사업 계기를 설명했다.

●대박 조짐
'아이스 군고구마'는 지난해 10월 대기업인 GS25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입점하기 시작했고, 2015년 초 현대백화점과 한화 갤러리아백화점 등에도 입점했다.

건강식품으로 각광받으며 전국 학교에도 납품되고, 지난해 매출 14억8,900만원에서 올해 2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또 '아이스 단호박'까지 만들어 오는 11월 홈쇼핑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 지정 6차산업 우수기업으로 지정받는 등 우수 농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홍콩, 두바이 기업과 협약을 맺고 상품을 출시할 준비도 한창이다.

6차산업 성공농가로 보기가 무색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다.

익산 함라 1만3,200㎡ 부지에는 6,600㎡ 규모의 제2공장을 건립하고 있는데 80%가 진척됐다.

이곳에서는 아이스 고구마를 이용한 빵, 떡, 묵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정한 6차산업체의 완성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학생 간식용, 성인 디저트, 가족 식사대용의 상품을 개발해 판매 확대에 노력할 계획"이라며 "또한 지역기업으로서 지역농가 활성화를 위해서도 원료 계약재배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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