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이 전주공장 부지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전북지역에서는 여전히 '근거 없는 매각'이라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다.

대한방직은 지난달 26일 전주공장 부지 매각 공고에 이어 1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는 등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입찰 예정가격 및 계약 성사에 대한 결정적 조건인 대한방직 측의 요구조건은 영업 비밀이다.

여기에 전북도 소유 부지 2필지에 대한 매각 의향과 전주시로부터의 용도변경 허가 조건 등 관련 문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대한방직 및 일부 세력들이 변죽만 올리고 주식 재미만 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1일 전북도와 전주시 등에 따르면 대한방직은 전날 전주공장 부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주)한양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대한방직은 앞으로 한 달간 한양컨소시엄을 상대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제반 거래조건이 대한방직의 요구 조건에 부합되는 경우에만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며, 요구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 이번 공개매각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매각 금액이나 조건 등은 여전히 영업상 비밀이며, 과정과 매각 기한 등도 유동적인 반면, 대한방직의 전주공장 부지 매각에 대한 결정적 의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전북도 소유 필지 매각 여부와 전주시의 용도변경 절차 등 전주공장 부지를 개발할 경우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정작 해당 자치단체에서는 그 어떤 곳으로부터도 관련 문의를 받은적이 없어 이번 매각이 '유령 매각'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우선협상자인 한양컨소시엄 관계자는 "매수 의지가 있어 참여했으며, 모든 사항은 영업 비밀로, 대한방직과 협의할 문제"라고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매각 예정가 및 예상되는 개발 이익, 도유지 매입 및 용도변경 가능성, 대한방직 측의 요구 조건 등 모든 것은 영업상 비밀로 함구했다.

대신 전주공장 부지 매각 소식에 주가만 요동치자, '주가 부양을 위한 허위 매각'이라는 의혹만 계속 커지고 있다.

전북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매각이 불가능하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전주 A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공장부지 등으로 묶인 해당 부지 21만6,000㎡는 최근 평가액인 1,200억원을 받기도 힘들다"며 "개발이 모두 끝난 인근 부지 가격을 대입해 3,000억원 이상으로 현 부지를 평가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북도 관계자는 "전주공장 10필지 중 전북도 소유지에 대한 매각 문의를 받은 적이 없다"며 "도 재산을 매각하려면 도의회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공익 목적이 아닌 한 매각이 불가능하다는게 도의회의 의견인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전주시 관계자도 "해당 부지 개발 소문만 무성할 뿐, 매각사나 매입사 어느곳에서도 용도변경 등에 대한 의뢰가 없었다"며 "개발한다면 전주시민에게 충분한 개발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게 전주시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A부동산 관계자는 "결국, 매각·매입사가 양해각서만 체결한 후, 도유지 매입 및 용도변경을 추진하다 포기하면 그만"이라며 "별 것 아닌 소문에 대한방직 주가만 요동치기에 도내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건은 냄새가 구리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대한방직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한편, 11일 N포탈 대한방직 종목 토론실에는 "전주공장 최소 3,000억원 이상인데, 부채 갚고 다해도 반 이상 남는다", "시총 최소 3,000억원 이상 가야", "외국인이 파는 단타에 쫄지 마세요" 등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게시글 일색이었다. 결국, 이날 대한방직 주가는 상한가(29.82%↑)를 치며 전날보다 2만9,400원 오른 12만8,000원을 기록했고, 거래량 13만주 이상(약 14%), 거래액 166억원 이상, 시총 311억원(29.82%) 상승을 기록했다. 또 1만7,200원~3만원대를 오르내리던 대한방직 주가는 올 들어 뚜렷한 호재가 없음에도 최고 17만원까지 오르고, 시총액도 200억원 미만에서 1,800억원대까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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