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와손주만남의날

오피니언l승인2015.08.11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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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부모와손주만남의날」

                                           김     재     춘
                                                   (전.완주동양초등학교장)

조선시대 아이들은 대부분 조부모가 맡아서 기르는 격대교육(隔代敎育)이었다. 부모는 자녀에 대한 기대가 높아 욕심을 부려 감정적으로 다그치며 가르친다. 그러나 조부모는 다양한 경험에서 터득한 지혜를 바탕으로, 절제와 인내로 감동·감화를 주는 비법으로 가르친다. 맹자도 불교자(不敎子)라 하여 ‘자식은 내가 직접 못 가르친다.’고 했다. 공손추(公孫丑)가 맹자에게 ‘군자가 자기 아들을 직접 가르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맹자는 ‘그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고 답한다.

누구나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노년기에 접어들면 조부모가 된다. 조부모들은 손주들이 예쁘고 사랑스러워, 보고싶어도 자주만나지 못해 안타까워한다. 서양에서도 조부모들은 자녀들보다 손주를 더 소중하게 여기고 귀여워하며 특별한 관계를 유지한다.

오바마 대통령도 외조부모 슬하에서 격대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조부모의 희생과 지혜로 오바마를 바른길로 인도하여 원대한 꿈을 품게 했다. 그리 풍족하고 행복한 가정환경은 아니었지만 서양 명문가에서 선호하는 격대교육을 어렸을 적부터 시켜 큰 인물이 되도록 가르쳤다. 최초 흑인 대통령에 당선된 소감에서 ‘나에게 모든 걸 쏟아 부으시며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가르치신 분이 나의 외할머니시다.’고 술회했다.

경상북도는 매월 마지막 토요일을 '할매·할배의 날'로 정하여,만남의 시간을 갖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는 조손(祖孫)간 격대문화 회복을 통해 잃어버린 정신적 뿌리를 되찾고 가족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함이다. 자라는 자녀세대가 바른인성을 함양하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육성의 기틀을 마련하는 사업이라고 볼 때, 전국적으로 확산시켜봄직도 하다. 무엇보다 세대 간 소통이 회복되고 손주들이 조부모의 삶의 지혜를 배우는 기회를 마련하는데 의미가 크다. 이를 본받아 학교교육은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날 핵가족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조부모 격대교육이 자리를 잃게 된지 오래다. 부모와 조부모가 함께 살지 않기 때문에 기본예절교육도 받을 기회가 없다.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있는 아이들의 ‘효경과 인성교육’의 해결책은 충실한 가정교육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이 글을 읽는 가정만이라도 매월 ‘조부모와손주만남의날’을 정하여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손주가 함께 모여 사랑과 기쁨과 정을 나눔으로써,기다려지는 특별한 날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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