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 세계적으로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청년들이 곤경에 처했다. 취직하기가 하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환경에서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는 청년들은 좌절과 고통에 허덕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학교를 졸업하고 자립할 나이가 돼도 취직을 않거나 취직을 해도 부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세태를 빗대는 표현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하나의 시대적 흐름인 것 같다.
  가장 익숙한 말은 캥거루족이다. 취업을 못했거나 아니면 아예 치열한 경쟁을 싫어해 부모의 품에서 벗어날 엄두를 못내는 20-30대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또 헬리콥터 부모라는 말도 있다. 헬기를 조종하듯 어머니가 아들을 조종하는 것이다. 아들은 엄마가 시키는 대로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고 결혼도 한다. 모든 것이 엄마 손을 거쳐야 편안한 것이다. 비슷한 말로 M&F펀드 족이라는 표현도 있다. 우리말로 하면 어머니와 아버지 펀드로 살아간다는 말인데 고달픈 직장을 접고 부모 자금력에 의존해 사는 사람들을 뜻한다.
  이런 식의 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은 특히 일본과 한국에 많다고 알려져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5월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자신을 캥거루족이라고 여기는 비율이 20대는 44%, 30대는 3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태가 이쯤 되면 당사자들도 괴롭지만 부모의 시름도 깊어갈 게 틀림없다.
  그런데 미국도 한국,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퓨처 리서치센터 보고서에 의하면 1981년에서 2000년까지 출생한 미국 밀레니얼 세대 중 자립을 못하고 부모에 의지해 사는 사람 비율이 2007년22%에서 2015년 1분기 현재 26%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이 세대 상당수는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가 사는 집으로 회귀하는 형편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 세대들을 일컬어 ‘부메랑 세대’ 즉 멀리 내보냈지만 부메랑처럼 다시 돌아오는 세대라고 이름 붙였다.
  우리나라는 이미 삼포세대니 오포세대니 하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연애와 결혼, 출산 그리고 집과 친구를 모두 포기한 경우가 오포세대다. 이런 식으로 오래 간다면 청년들은 목표 성취보다는 포기에 능숙해질 우려가 크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우선 국가가 정책을 통해 해야 할 일이 많다. 부모들도 깨달아야 한다. 어릴 적부터 애지중지 키우면 독립심이 약해지고 생존능력이 쇠해지기 마련이다. 자녀의 미래를 오히려 어둡게 하는 과잉보호는 이제 그만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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