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전북을 찾아 야권 호남발 새로운 정치개혁을 선언하면서 도내 정치권이 내년총선의 회오리 속에 휩싸이게 됐다.

천 의원은 4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정치개혁 세력이 하나로 뭉쳐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텃밭인 전북에서 경쟁을 하겠다”고 밝혀 호남쟁탈전이 시작됐다.

천 의원은 “새로운 정치개혁 세력이 필요하다”며 새정연 텃밭에서 신당창당이라는 직격탄을 날렸고, 정세균 전 대표는 하루 전날 “호남민심은 신당 출현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해 천 의원과 새정연이 창과 방패로 첫 일전을 펼쳤다.

천 의원이 전국정당을 표방했지만 사실상 호남중심의 신당이어서 새정연에 밀리지 않으려는 기싸움의 일단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그는 “이대로 간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내년 총선에서 대참사가 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야당의 참사만이 아니라 한국 정치균형이 무너져 국가적 대참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신당창당의 이유를 강조했다.

천 의원은 새정연에 대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성찰이 없으며, 민심을 읽지 못하는 소통이 없고, 반성도 책임도 없다”며 “혁신위가 활동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표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자기혁신도 불가능하다”고 힐책했다.

또 “새누리당이 역주행에 맞짱을 뜰 수 있는 강하고 새로운 비전과 가치가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용감한 새로운 전사(인물)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정치개혁세력으로 신당차당을 하겠다. (신당을)만들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당의 노선은 온건하고 합리적 개혁과 진보를 아우르며, 개방과 대화, 소통을 중시하되 극단적 좌우는 배격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인물 영입에 대해 천 의원은 “유능하고 개혁적이고, 참신하고, 농민과 시민에게 헌신성 있는 새로운 인물을 모아야 한다”며 “새로운 당을 만들기 위해 주요 인사들을 규합하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 새로운 개혁세력을 앞에서 이끌고 갈 리더급 인물이 필요하다”고 주요 핵심인물을 만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정동영 전 의장과의 내년 총선 연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정치적으로 가까운 관계이지만 갈 길이 멀어졌다. 정 전 의장이 어떤 방식으로 정치를 재기하는 것을 보고 연락을 하든, 만나게 되 든 할 것”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신당에 따른 야당분열이라는 지적에 천 의원은 “호남 밖으로 가면 그런 일(분열)이 일을 수 있다.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오찬자리에서는 “합리적 합의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해 향후 신당과의 공조여부도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천 의원은 “전북은 광주전남보다 더 변화와 개혁에 앞장섰던 지역이다”며 “전북도민께서 신당에 더욱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신당을 위해 밀알이 되겠다”며 새정연 텃밭에 신당 씨앗을 뿌렸다. 새정연은 신당 새싹이 나오지 못하도록 나서고 있어, 내년 총선을 앞둔 치열한 전투가 시작됐다./장병운기자·arg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