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공간_116.8x91_acrylic on korean paper_2015

기계로 찍어낸 듯 동일한 공간 속, 내면은 다를지언정 똑같은 형상을 하고 선 사람들과 그 속의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현대사회의 무한경쟁과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를 몸소 겪고 있는 한 예술가의 고뇌와 희망이 강렬한 색감과 반복적인 문양,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구현됐다.

전지수가 3일부터 15일까지 개인전 ‘누군가로부터의 자유’를 연다. 작가의 길을 망설이고 있는 젊은 미술인들에게 전시기회를 제공하는 갤러리 숨(관장 정소영) 기획전 ‘신진작가 후원전 두근두근’의 일환.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 후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는 한편 전업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는 전지수에게 가장 큰 관심사라면 ‘진로’일 것이다. 무한경쟁구도 속에서 우위에 서고 타인에게 인정 받고자하는 바람과 불안들이 작품 속에도 오롯하다.

그 중 ‘Obsession’에서는 틀 속에서 벗어나자 자신을 억압하는 모습을 보이는 현대인들을 사각틀과 빨간 끈에 갇힌 모습으로 형상화했고, ‘Obsession2’에서는 주어진 과제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죄책감들을 무수하지만 감각적인 끈으로 감추고자 한다. 

어두웠던 심리는 ‘치열한 공간’을 통해 밝아진다. O와 X로 평가받긴 시대지만, 누구나 부족하지만 이를 의식하며 고쳐나갈 필요성을 깨달아서다. ‘나를 향해서’에서 내린 결론은 나를 찾자는 것.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집착하면서 성공을 추구하지만 이내 자아가 더 중요함을 인지한 작가의 사유가 한 작품, 한 작품 이야기처럼 잇따른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