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판에 장지를 붙이고 명반과 아교를 물에 녹이는 데서 시작되는 작업 여정은 무수히 선을 긋고 분채와 금분, 은분을 칠한 후에야 마무리된다. 화려한 색감으로 시선을 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여백으로 이끄는 화폭은 전보다 추상적이지만 더 따스하고 긍정적이다.

지난 29일부터 8월 3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계속되는 이경례 개인전 ‘영화를 꿈꾸며 여백에 놀다’전에서는 그의 오랜 소재인 모란꽃과 금전수로 영화를 꿈꾼다. 그러나 작가가 가리키는 부귀영화는 널리 이름을 알리는 것이 아닌 개개인의 안녕과 기원이다.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자신처럼 누군가도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생각해보고 얻길 바라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다면적인 형태다. 선사시대 동굴 벽에 동물의 형상을 새겨 사냥하러 나간 사람들의 안위를 기원하듯 주술성을 담은 탓이다.

모습은 다양해지고 여백은 많아졌는데 그럴수록 삶에의 꿈과 애착, 희망은 커져간다. 전북대 미술교육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군산대 대학원 조형예술디자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전북여성미술인협회 회장과 한국전통문화고 교사로 활동 중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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