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론은 한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행위에 미치는 상호의존적 전략적 상황에서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가를 분석한다. 사람이란 개인주의적이고 합리주의적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 이론의 주역은 경기자 즉 플레이어다. 이들은 전략을 갖고 행동하며 그 결과는 보수(payoff)로 나타난다. 이 세 가지가 게임의 핵심이다.
  게임 상황은 정말 흔하다. 자유시장경제 자체가 게임이나 다름없다. 다수의 수요자와 다수 공급자가 경쟁해 가격과 양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적 측면만이 아니다. 군사학이나 정치학, 심리학, 생물학 등 전 분야에서 게임이론은 아주 유용하다.
  그렇다보니 게임에 대한 어느 정도 상식은 필수불가결이다. 게임에는 우선 제로섬 게임과 포지티브섬, 네거티브섬 게임이 있다. 제로섬은 적대적 게임으로 한쪽의 이익과 다른 쪽의 손실을 더하면 0이 되는 게임이다. 도박은 전형적인 제로섬게임이다. 한쪽이 따면 다른 한쪽은 잃을 수밖에 없다. 포지티브섬은 둘 다 이익을 거둔다. 다른 말로 윈윈 게임이다. 부부관계는 윈윈게임이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가정을 꾸리면 두 사람 모두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반면 네거티브섬은 경기자 모두 손해를 입는다. 너 죽고 나 죽자 식이다. 궁지에 몰린 기업들이 출혈적 가격경쟁을 벌이면 모두 공멸의 길을 간다.
  여기서 보듯 가장 바람직한 것은 포지티브섬 즉 윈윈 게임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서로 협조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서로 손해 보는 결정을 내리기 일쑤다. 인간의 감정 등 여러 요소들이 개입하는 데서 오는 현상이다.
  요즘 지자체들이 상생의 길을 추구하는 예가 많아졌다는 보도다. 과거 지역이기주의에 젖어 피 튀기는 경쟁만 벌이던 지자체들이 손을 잡고 같은 목표를 향해 간다는 것이다. 전남과 경북은 생활체육이나 지방의원 교류는 물론 9개에 걸친 상생발전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 두 지자체는 동서화합의 상징이 되고 있다. 또 제천시와 안산시도 자매결연을 맺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무주군-영동군-김천시 등 전국적으로 수십 건의 지자체간 윈윈 게임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21세기는 윈윈게임이 주가 되는 사회다. 승자독식의 세상은 이제 끝나간다. 혐오시설 입지나 정부 예산 확보 경쟁에서 이기는 지자체가 쾌재를 부르고 진 쪽은 고개를 떨어트리는 식의 지방자치는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된다. 시야를 넓게 길게 갖고 윈윈의 길을 걸어야 지자체가 살고 나라가 산다. 최근의 지자체 상생 움직임은 그런 의미서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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