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부터 전라남도까지 형성된 갯벌을 무수히도 오갔다. 혼자 이런저런 얘기를 건네다 보면 뒤엉켜있던 생각들이 정리되곤 했고, 물이 다 빠지고 난 후에야 드러난 바닥의 알 수 없는 모습은 자신 같기도 했다. 그렇게 2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갯벌은 작가 스스로이자 친구였고 작품이었다.

오무균이 ‘갯벌’을 소재로 9일부터 15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네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전북화단을 대표하는 중견작가로서 굵직한 단체전에 꾸준히 참여해왔지만 개인전 횟수는 턱없이 적은 그.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보여주는 자리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자주 할 수 있겠어요. 이야깃거리나 핑계거리가 있어야지.” 9년 만에 갖는 전시지만 소재는 여전하다. 80년대 초반부터 정물, 풍경과 함께 꾸준히 천착해 온 데 이어 10년 전부터는 단독으로 다루고 있다.

“썰물 때 보면 정확한 모양도 없고 또 제각각 달라요. 가령 곰소와 강화도는 새까맣고 굴곡져요. 서천은 모래가 많이 섞어있고요. 사람들 생각이나 감정도 한 군데 멈춰있지 않잖아요. 각양각색이고…갯벌을 통해 저를 보고 있습니다.”

소재는 그대로지만 색감과 형태는 크게 달라졌다. 뚜렷하진 않아도 어떠한 형태에 의존하던 전과 달리 이를 무너뜨리고 감성에 따라 검정, 갈색, 파랑까지 다양하게 칠했다.

추상적인데다 때론 거칠고 어두우며 때론 부드럽고 밝은 화폭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과 인생을 대변하는 듯하다. “갯벌을 이용해 저를 표현하는 게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당분간 계속 할 생각합니다. 보다 망가진 모습이 되지 않을까요.”

원광대를 졸업 후 중, 고교 미술교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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