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이 최근 두 권의 책을 펴냈다. 주 종목인 ‘시’는 아니지만 교사이자 작가, 부모인 그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김용택 선생님이 들려주는 어린이 인성사전’과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어린이 인성사전’은 침몰하는 배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수많은 승객을 외면한 선장을 비롯해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 사고에서 비롯됐다.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줬던 문제의 원인은 다름 아닌 마땅히 갖춰야 할 인성의 부재.

그로 인해 인성을 가르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글쓴이는 인성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삶 속에서 자연스레 다져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친구와 놀 때 내 마음대로 하면 안 되고 상대와 맞춰가야 한다는 걸 깨닫는 게 그렇다.

책은 저자의 어머님이 몸소 보여주신 소통의 방식, 농사꾼 아버지가 살아오신 성실한 뒷모습, 교사로 40여 년을 살아온 본인이 느낀 존경의 참의미 등 실제 삶 속에서 끌어 올린 귀한 말들을 담는다.

사랑, 정직, 진실, 정의, 평화, 소통, 자연 같은 낱말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정의를 담았지만 본질에 충실하며 자신의 동시와 평소 마음에 품어온 동시, 김세현 화백의 질박한 그림을 더한다.

나를 바로 세우는 자존에 대해, 너를 껴안는 관용에 대해, 더불어 사는 지혜에 대한 묵직하면서도 따스한 목소리가 깊이 있게 울린다. 이마주. 228쪽. 18,000원.

또 다른 저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에서는 내면이 단단해질 수 있도록 직접 고른 여러 문인의 시 111편을 한 번쯤 따라 쓰라고 권한다. 소설가 조정래가 “필사는 정독 중의 정독이다”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 필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많은 문인들은 기나긴 시간 필사했다. 책을 열 번 읽는 것보다 한 번 베껴 쓰는 게 더 효과적이고 하다보면 작가의 독특한 문장이나 표현이 더욱 잘 들어와서다. 문법적 옳고 그름을 배우는 건 기본이고, 암기해서 써내려가거나 인상적인 글귀를 따로 써 둔 다음 나만의 방식으로 바꿔보는 건 금상첨화다.

그러나 무엇보다 감성이 치유된다고 강조한다. 눈으로 읽고 손으로 쓰며 마음으로 새기는 과정을 통해 공감과 소통의 문이 열리고 스스로를 이해하며 다독일 수 있다는 것. 한 쪽에는 시가, 한 쪽에는 따라 쓸 수 있는 여백이 자리한다.

작품의 경우 김소월, 이육사, 윤동주, 백석처럼 교과서에서 접한 이들은 물론 김혜순, 황지우, 천양희, 이성복, 신경림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이들, 폴 엘뤼아르, 프리드리히 니체, 요한 괴테 등 외국 작가까지 다양하게 수록했고 본인의 시 10편도 함께 소개한다.

한없이 행복했다가도 그저 달콤하지만은 않은 사랑의 시간을 추억하고 싶다면 1부,일상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한다면 2부, 지치고 힘든 순간을 위해서는 3부, 쉼이 필요하다면 4부가 준비돼 있다. 예담. 280쪽. 12,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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